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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커잡

인도네시아 커피 역사. 커피 원산지 - 16

by coffee-rin 2024.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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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제46편. 원산지별 커피 이야기 - 인도네시아

ⓒunsplash

◆ 인도네시아(Indoniesia)

인도네시아는 아라비카 품종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나라입니다. 이 커피 강국은 티피카(Typica) 품종의 역사적인 이동과 더불어 1980년대 중남미를 습격한 커피 녹병(CLR.Coffee Leaf Rust)을 이겨내는데 큰 역할을 한 티모르 하이브리드(HdT.Timor Hybrid) 품종이 탄생한 나라입니다. 이번에는 인도네시아의 커피 역사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unsplash

◆ 피터 반 덴 브로케(Pieter van den Broecke)

피터 반 덴 브로케는 커피를 맛본 최초의 네덜란드인 중 한 명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직물 상인이었습니다. 그는 1614년 예멘 모카항에서 맛본 뜨겁고 검은 음료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는 이 음료를 암스테르담으로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1616년 살아있는 커피 씨앗을 훔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기후는 커피 재배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네덜란드인들은 스스로 커피를 재배하는 방법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암스테르담의 식물원에서 커피나무 재배에 성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나무에서 얻은 커피 씨앗을 인도의 말라바르 해안으로 보내 재배를 시도하게 됩니다.

Pieter van den Broecke ⓒWikipedia

◆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erenigde Oostindische Compagnie)

인도네시아로 보내진 최초의 커피나무는 1696년으로 인도의 말라바르에서 바타비아현 자카르타로 전달되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시장인 니콜라스 위첸(Nicholas Witsen)은 인도 말라바르의 네덜란드 주지사인 아드리안 반 옴멘(Adrian Van Ommen)에게 묘목의 운송을 지시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커피나무는 바타비아의 주지사인 윌렘 반 아웃혼(Willem van Outhoorn)의 사유지에 심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 커피나무의 커피 재배는 바타비아의 홍수로 실패하게 됩니다.

 

Verenigde Oostindische Compagnie ⓒwikipedia
이후 1699년 헨드릭 즈바르데크룬(Hendrik Zwaardecroon)이 가져온 두 번째 커피 묘목이 인도네시아에 정착하여 재배에 성공합니다. 이후 1711년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OC)가 자바 섬에서 유럽으로 커피를 수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 커피가 유럽으로 판매되기 시작합니다.

 

Nicolaes Witsen, Willem van Outhoorn, Hendrick Zwaardecroon ⓒwikipedia
 

◆ 고가의 커피 ◆

1711년 암스테르담에서 경매된 최초의 인도네시아 커피는 역대 최고가를 낙찰받게 됩니다. 이때 운송된 405kg은 1kg당 20달러의 가격으로 낙찰받았는데 이 금액은 암스테르담의 근로자의 1일 임금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이 높은 가격은 1700년대 말이 되어서야 가격이 떨어지면서 대중들에게 전파되기 시작하였습니다.

ⓒkopkopi

◆ 루이 14세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낙찰받은 최고가의 커피의 존재프랑스 국왕인 루이 14세에게 전해지게 됩니다. 그는 높은 수준의 커피나무가 당연히 파리에 위치한 왕립 식물원(Jardin des Plantes) 식물원에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시장인 니콜라스 위첸은 루이 14세에게 어린 자바산 커피나무를 선물하게 됩니다. 이 나무는 1723년 프랑스의 해군 장교인 가브리엘 드 클리외(Gabriel de Clieu)에 의해 마르티니크로 옮겨져서 심어지게 됩니다.

Louis XIV ,Gabriel-Mathieu Francois D'ceus de Clieu ⓒwikipedia

◆ 자바 섬의 자바 커피 ◆

1726년은 자바 섬에서 재배된 커피 2,145톤이 유럽 대륙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예멘의 모카커피를 넘어서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자바 섬에서 재배되는 커피가 유럽인들에게 자바 커피라는 이름이 알려 기지 시작합니다. 암스테르담은 자바에서 유럽으로 커피를 공급하는 세계 커피 수도라는 명성을 얻게 됩니다.

ⓒkopkopi

◆ VOC의 몰락. 그러나 ◆

잘나가던 VOC는 1808년에 재정적인 문제로 몰락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빈자리를 네덜란드 정부가 통제권을 인수하게 됩니다. 이는 Cultuurstelsel로 불리는 노동 착취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커피 무역은 네덜란드 정부에 엄청난 수입을 안겨줍니다. 특히 서부 자바 지역과 말라바르, 메가, 푼탕, 하루만에서 재배되는 커피들은 막대한 커피 수요를 공급하는 지역이었습니다. 이후 네덜란드인들은 자바 섬의 동부 지역까지 재배 지역을 확대하면서 발리, 티모르, 술라웨시, 수마트라 지역까지 커피 재배 지역을 늘리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지역의 농부들에게 커피 재배를 의무화하게 됩니다.

네덜란드에 엄청난 수입을 안겨준 인도네시아 커피였지만, 불행하게도 인도네시아 농부들에겐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는 낮은 임금과 수입의 일부만이 전달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수입 역시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대부분 정부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갔습니다. 당시 커피뿐만 아니라 설탕, 인디고 역시 식민지 체제하에 높은 수입을 네덜란드 정부에 안겨주었습니다.

Replica of an East Indiaman of the Dutch East India, Coffee plantation in Dutch East Indies circa ⓒwikipedia

◆ 맥스 하벨라르(Max Javelaar)

VOC의 몰락 이후 네덜란드 정부는 커피 수입을 늘리기 위해 인도네시아의 농부들에게 쌀과 같은 주식을 재배하는 대신 설탕, 쌀, 인디고와 같은 상업용 작물을 재배하도록 하였습니다. 동시에 징수 대리인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조세 징수 제도를 실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농부들은 극심한 빈곤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네덜란드 정부는 원주민들에게 아편을 판매하여 막대한 부를 얻고 있었는데 이는 VOC의 통치 하에서 실행되고 있던 나쁜 관행이었습니다.

물타툴리(Multatuli)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던 작가 에두아르드 두웨스 데커(Eduard Douwes Dekker)는 이러한 사실을 소설로 쓰게 되는데, 맥스 하벨라르(Max Havelaar : Or the Coffee Auctions of the Dutch Trading Company)라는 이름의 소설로 1860년에 집필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 막스 하벨라르가 자바에서 부패한 정부에 맞서 싸우는 것을 내용으로 합니다. 이 소설은 식민주의에 대한 네덜란드의 여론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한 소설이 됩니다. 이 소설의 이름은 이후 공정 무역 단체의 이름이 되기도 합니다. 

Eduard Douwes Dekker, Max Havelaar ⓒwikipedia

◆ 커피 녹병 ◆

1876년에 자바 섬에 커피 녹병이 찾아옵니다. 이로 인해 티피카 품종의 대부분이 멸종하게 됩니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아프리카에서 리베리카 품종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 나무는 무려 20미터까지 자라는 품종으로 아라비카의 커피보다 큰 열매가 달렸습니다. 이 전략은 효과적으로 보였으나 1907년 커피 녹병이 다시 인도네시아를 휩쓸면서 이 시도는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에 로부스타 품종을 도입하게 됩니다. 특히 커피 녹병의 피해가 심했던 자바섬 동부의 저지대 지역에 집중적으로 도입을 시도하였습니다. 이후 로부스타 품종은 1920년대에 수마트라 남부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으며 생산량이 자바 섬을 앞지르게 되었습니다.

Hemileia vastatrix ⓒwikipedia

◆ 20세기 ◆

1908년 네덜란드 정부는 식민지 착취에 대한 새로운 정책에 따라 커피 산업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1945년 독립 이후 네덜란드의 소유 농장들은 국유화로 진행되어 PTPN(Perusahaan Terbatas Perkebunan Nusantara)에 따라 국영 농장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후 인도네시아의 커피 산업은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자바 지역의 커피 산업은 네덜란드의 식민지 지배 시절로 인해 엄청나게 발전하였습니다.

ⓒkopkopi

◆ 티모르 하이브리드 ◆

1927년, 동티모르 섬에서 발견된 하나의 커피 품종은 당시에 매우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아라비카 품종과 로부스타 품종은 서로 다른 염색체 수를 가진 품종들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염색체 수를 가진 품종들의 자연교배를 통해 탄생한 이 품종은 단순히 생물학적으로 놀라운 발견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 품종이 가진 특성이 확인되자 더 놀라움을 커피 산업에 안겨주었습니다. 이 품종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피해를 입히던 커피 녹병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동시에 가뭄과 다른 질병에도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품종은 강한 생명력과 질병 저항성에 비해 맛과 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 이 품종은 다양한 아라비카 품종과의 교배 시도로 이어졌고 이후 카티모르 품종 그룹과 사치모르 품종 그룹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 티모르 하이브리드, 카티모르 그룹, 사치모르 그룹의 내용은 아래의 그림을 클릭해 주시면 추가적인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티모르 하이브리드 ⓒ Businessinsider
카티모르 품종 그룹 ⓒhelenacoffee​
사치모르 품종 그룹 ⓒhelenacoffee ​

◆ 독특한 커피 문화 ◆

인도네시아를 상징하는 커피 문화는 루왁 커피길링 바사 또는 웻 훌링이라고 불리는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커피 가공 등 이 있습니다.

루왁 커피는 커피를 접해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즐겨보시거나 들어보신 적이 있는 독특한 커피로 매우 고급스러운 커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생의 사향고양이가 먹은 커피 열매가 완벽히 소화되지 않고 배설된 커피를 가공한 커피로 동물의 장을 통해 형성되는 독특한 발효 방식으로 인해 매우 독특한 맛을 가진 커피입니다.

또 다른 인도네시아의 커피 문화는 길링 바사, 웻 훌링이라고 불리는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커피 가공 문화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습한 기후는 커피를 건조하는데 매우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커피 가공업자들은 수확한 커피를 빠르게 건조/가공하기 위해 껍질과 과육을 벗겨내서 1차 건조를 한 뒤 완벽히 건조되기 전의 상태에서 파치먼트를 제거한 뒤 다시 건조하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커피 가공 문화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 방법으로 인해 건조 시간의 단축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커피의 독특한 맛과 향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 루왁 커피와 인도네시아 커피 가공 방식의 내용은 아래의 그림을 클릭해 주시면 추가적인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루왁 커피 ⓒtheguardian
길링 바사 ⓒcoffeekilimanjaro​

◆ 현재의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커피 재배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커피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130만 헥타르에서 커피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소작농들이 전체의 9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커피 산업의 특징 중 하나는 이렇게 많은 커피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 하도 많은 양의 커피가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커피는 일상이며 "응꼬삐웩!"이라는 말은 "커피 마시자!"라는 의미로 거리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drivencoffee

◆ 커피 재배 지역 ◆

* 수마트라(Sumatra)

수마트라는 인도네시아 최대 크기의 섬입니다. 이곳은 커피의 천국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수마트라의 커피는 길링 바사로 가공된 커피로 유명합니다. 또한 이 지역의 커피는 생두 단계에서 독특한 푸른색을 띠게 되는데 이는 독특한 가공 방법, 그리고 철분이 부족한 토양으로 인해 발생되는 현상입니다.

이곳의 커피는 흙 맛과 초콜릿의 향, 그리고 크리미한 바디감이 특징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커피를 대표하는 만델링(Mandheling)은 수마트라 북부 지역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 커피에 사용되는 상표입니다.

ⓒunsplash ​

* 자바(Java)

자바 섬의 서부는 VOC가 최초의 커피 농장을 설립한 지역입니다. 현재 자바의 커피 재배는 Jampit, Blawan, Kayumas, Pancoer, Tugowari의 5개 국유화된 농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의 농장은 모두 해발 1,300m가 넘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자바 커피는 대부분 워시드 가공된 커피로 수마트라의 커피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바 커피는 풀 바디감을 가진 커피로 낮은 산미와 달콤하고 깔끔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바 섬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모카 자바(Mocha Java) 블렌드로 판매되기도 하며 유명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Java는 자바 커피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유명합니다.

ⓒwikipedia

* 술라웨시(Sulawesi)

과거에 셀레베스(Celebes)라고 불렸던 이 섬은 보르네오 섬 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술라웨시 커피의 대부분은 토라자 고원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이곳의 커피는 험준하고 높은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이렇게 재배된 커피는 깨끗하고 부드러운 뒷맛을 가지게 됩니다.

술라웨시의 커피는 크리미한 바디감과 고소한 맛, 낮은 산도와 초콜릿의 향, 그리고 계피나 정향과 같은 향신료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wikipedia

* 발리(Bali)

발리의 커피는 아궁(Agung) 화산과 바투카루(Batukaru) 화산 사이의 킨타만(Kintaman) 섬에서 대부분 재배됩니다. 발리의 커피는 레몬, 견과류, 초콜릿의 향이 특징입니다.

코피 투브룩(Kopi tubruk)은 발리의 전통적인 커피 추출 방식으로 곱게 분쇄된 커피를 물에 담근 뒤 침전이 될 때까지 방치합니다. 이후 커피 가루가 모두 침전되어 가라앉으면 바닥에 가라앉은 커피를 제외하고 추출된 커피 음료를 마시면 됩니다.

ⓒwikipedia

* 플로레스(Flores)

플로레스 섬은 인도네시아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섬들 중 하나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곳의 커피는 최고의 커피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플로레스의 커피는 대부분 바자와(Bajawa)에서 재배되는데 이곳은 해발 1,200 ~ 1,8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은 화산으로 인해 토양의 영양이 풍부합니다.

플로레스 커피는 달콤한 초콜릿 향과 나무 맛이 나는 커피로 유명합니다. 이곳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코모도 왕 도마뱀을 볼 수 있습니다.

ⓒwikipedia

* 파푸아(Papua)

뉴기니(New Guinea)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입니다. 이곳의 절반인 서쪽 지방은 인도네시아의 영토입니다. 오늘날 파푸아로 알려진 이 지역은 과거에 이리안 자야(Irian Jaya)라고 불렸습니다.

파푸아에서는 두 곳의 커피 재배 지역이 있습니다. 한 곳은 자야위자야(Jayawijaya) 지역이며 또 한 곳은 나비레 리젠시(Nabire Reency) 지역입니다. 두 지역 모두 1,400m ~ 2,000m의 고지대로 아라비카 품종의 생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푸아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대부분 유기농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농장이 공정 무역 인정을 획득하였습니다.

ⓒwikipedia

◆ 인도네시아 커피 등급 ◆

분류 명칭
분류 기준(결점두)
1
11
2
12 ~ 25
3
26 ~ 44
4a
45 ~ 60
4b
61 ~ 80
5
81 ~ 150
6
151 ~ 225

◆ 마침 ◆

다음에는 다른 커피 재배 국가의 커피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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