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품종 17] ■
바티안(Batian).
소규모 농가(peasant farmer)를 위해 탄생한 케냐의 또 다른 신품종
■ 시작에 앞서 ■
바티안(Batian) 품종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케냐의 품종입니다. 이 품종은 1968년, 케냐에 발병한 케냐의 커피 베리 질병(CBD.Coffee Berry Disease)에 대응하기 위해 루이루 11(Ruiru 11) 품종을 개발한 루이루 커피연구소현재 CRI(Coffee Research Foundation)에서 개발된 또 다른 케냐의 품종입니다.
밀집재배가 가능한 루이루 11이었지만, 이 품종은 수확의 과정에 있어 까다로운 조건 1)이 존재했고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품종이었기에 오래된 케냐의 커피 농장주들에게 루이루 11 품종은 무조건 두 팔 벌려 환영할만한 품종은 아니었습니다.
1) 루이루 11 품종의 설명에도 언급했듯, 이 품종의 가장 까다로운 재배조건은 충분한 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케냐는 강수량이 풍부한 나라가 아니고, 이에 반해 좋은 품질의 루이루 11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이 필요했지만, 부족한 강수량에 충분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탱크나 배수 시설과 같은 시설투자가 필요했으나 이런 투자가 부유하지 않은 케냐의 소작농들이 많은 케냐의 산업환경 상 매우 어려운 현실이었습니다.
■ 바티안 품종의 역사 ■
바티안(Batian) 품종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먼저 전달해야 하는 것은 루이루 11 품종의 탄생 역사입니다. 루이루 11 품종은 조금 차별성 있는 방법으로 인하여 탄생한 품종입니다. 이 품종의 교배과정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바로 암수(Female/Male) 교배로 인하여 얻은 씨앗으로 커피 묘목을 얻는 특이한 방법으로 커피 품종을 얻게 되는 품종입니다. 바티안 품종은 이때 만들어진 수계체(Male parent)에서 탄생한 품종입니다. 커피 질병의 저항력을 위해 선택된 암계체(Female Parent)인 카티모르 품종(Catimor 129)은 커피의 맛과 향에 뛰어난 특성을 가지지 못했으나, 수계체의 경우 커피 베리 질병에 저항력이 있는 품종과 더불어 커피의 맛과 향에 장점이 있는 품종 1)들이 교배되었습니다. 바티안 품종은 이 수계체의 5세대 (F5)계체를 선택하여 탄생한 품종입니다. 이 품종은 2010년 케냐 커피 연구소에서 소개되어 배포되기 시작합니다.
1) 수계체의 경우 수단루메, K7, SL-28, N39 등 다양한 품종이 품종 개량에 사용되었습니다.
■ 바티안 품종의 특징 ■
바티안(Batian) 품종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바티안 품종의 나무 크기는 큰 편입니다. 이는 카티모르 품종, 모계체의 특성을 가진 루이루 11 품종과는 다르게 수계체의 세대 진화를 통해 탄생한 품종의 특성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바티안 품종은 SL품종의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키가 큰 SL계열의 품종은 한 가지에서 많은 커피 열매가 달리는데, 이 품종 역시 나무가 큰다는 단점에 반해 가지에 달리는 커피 체리 열매의 수가 많아 한 나무에서 많은 커피 생산이 가능한 SL 품종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넓은 땅에 밀집 재배로 대량 생산을 하는 대형 커피 농장이 아닌 소규모 농사, 소작농들에게 적합한 품종이기도 합니다. 바티안품종은 SL품종의 뛰어난 향미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루이루 11 품종에 비해 맛과 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또한 체리 숙성이 SL-28이나 루이루 11보다 빠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커피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우수한 편입니다.
■ 기타 ■
바티안 품종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보면 소규모 농장, 즉 소작농에 적합한 품종이라고 많이 소개합니다. 계속 언급하듯, 케냐는 강수량이 많은 나라가 아니며, SL-28품종이 케냐에 각광을 받은 이유는 커피의 맛과 향이 우수하다는 이유뿐만 아니라 가뭄에 강한 품종이라는 특성 때문이었습니다. 루이루 11 품종은 체리 베리 질병에 대해 확실한 대응이 가능한 품종이었으나 충분한 물이 공급되어야 탁월한 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재배가 까다로운 품종이었습니다.
커피를 재배하는 농장에서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이는 커피 체리를 수확한 이후 체리를 씻는 과정에서도 물이 사용되지만, 커피를 가공하는 방식들 중 워시드(Washed)라는 커피 체리를 물에 담가서 가공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농장들은 굉장히 많은 물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은 굉장히 오염이 심하고 산도도 높기에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등 많은 시설 투자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즉 많은 물을 커피의 세척 및 가공에 사용하여야 하며 이때 오염된 물을 정화하여 버려야 하는 등 많은 물을 사용하고 정화하는 등 많은 투자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됩니다. 이에 반해 케냐는 부유한 나라가 아닙니다. 사실 대부분의 커피 재배 국가들은 부유한 나라가 아닙니다. 특히 아프리카의 커피 재배 국가는 가난한 국가이며 여전히 대부분의 커피 농장의 일을 사람이 하고 있습니다. 케냐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케냐의 소작농들이 물탱크와 함께 커피 농장에 충분한 물을 공급하는 설비를 갖추는 것은 사실 매우 힘들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루이루 11을 소작농들이 채택하기란 매우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밀집재배를 하지 않아도 되며 맛과 향도 우수하고 커피 베리 질병과 같은 커피 질병에도 우수한 저항성을 가진 바티안 품종은 케냐의 소작농들에게 매우 반가운 품종입니다.
■마침■
이번에는 케냐의 바티안 품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품종에 대해서 공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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