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품종 15] ■
SL 품종.
케냐를 대표하는 대표 품종
■ 시작에 앞서 ■
SL 품종은 루이루 11(Ruiru11) 품종과 함께 케냐(Kenya)를 대표 1)하는 품종입니다. 실제로 많은 케냐 커피는 이 3가지의 품종의 커피가 블렌딩 된 커피를 대부분 판매하고 있습니다 2). 과거에 비해 명성이 많이 낮아졌지만 한때 케냐 커피를 "커피의 왕"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시절이 있었을 정도로 케냐 커피는 매우 뛰어난 품질을 가진 커 피였었습니다. 케냐 커피는 뛰어난 산미와 초콜릿을 먹는듯한 맛을 가진 독특한 커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1) 최근에서는 다른 중남미 지역에서도 SL계통의 커피를 재배하는 지역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2) 케냐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생두업체에서 구매가 가능한 대부분의 케냐커피는 이런 원두가 조합된 형식으로 구매가 가능한 게 일반적입니다.
■ SL 품종의 역사 ■
SL 품종은 스콧 농업 연구소(SL.Scott agricultural Laboratories)에서 개발된 품종들입니다. 1935년부터 1939년 사이에 스콧 농업 연구소에서 개발된 커피 품종들은 SL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SL-14, SL-28 품종은 가뭄에 매우 강한 품종으로 케냐와 우간다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품종입니다. SL품종은 SL-28, SL-34와 SL-14 세 품종이 크게 알려져 있으며 각 품종별로 설명드리겠습니다.
■ SL-28 ■
SL-28 품종은 1931년 SL의 선임 연구원인 AD Trench에 의해 탄자니아에서 하나의 커피나무를 발견에서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 커피나무는 가뭄에 매우 강하며 커피 질병 및 해충에도 내성이 강하였으며 이 중 가뭄 저항성이 강한 종자를 SL로 가져와 개량 및 선별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탄생한 SL-28은 농부들에게 배포되어 현재 케냐를 대표하는 품종이 됩니다. 최근 SL-28의 유전자를 연구해 본 결과 이 품종은 버번(Bourbon)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SL-34 ■
SL-34 품종은 케냐의 케베테(Kebete)에 있는 프랑스 선교회(Loresho Estate) 있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 선택되었습니다. SL에서는 커피 품종 연구를 현지의 농장 소유주와 협력하여 수행하기도 했는데, 프렌치 미션(French Mission)이라고 불린 이 나무에는 프랑스 선교사들이 1893년에 라 레위니옹(La Reunion)에서 유래한 버번 커피 종자를 심어 키웠다는 유래가 있었습니다. 이 묘목은 1899년에 세인트 오스틴(Saint Austin / 현 나이로비 근처) 있는 또 다른 프랑스 선교사들로부터 옮겨졌고 커피를 재배하려는 정착민들에게 씨앗이 배포되어 재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버번 종자로 그동안 알려져 왔던 이 커피 품종은 최근 유전자 연구 결과 티피카(Typica)계열의 커피로 알려져있어 이 기원이 사실에 있어 의구심을 받고있습니다.
■ SL-14 ■
SL-14 품종의 유래 및 역사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SL에서 1930년대 후반에 채택된 품종이나 이 품종의 경우 문서화된 역서적 기록이 유실되어있는 상태입니다. 1933년 케냐의 동쪽 지역에 널리 분포된 이 품종은 최근 유전자를 연구해본 결과 티피카(Typica)계열의 품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SL품종의 특징 ■
SL 품종은 1,200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높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SL-28과 SL-14 품종의 경우 가뭄과 추위에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SL-34 품종은 높은 강수량을 필요로 하는 품종입니다. SL품종은 기본적으로 커피 녹병이나 병충해 등 커피 질병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전에 설명드린 중남미 지역의 커피 품종과는 다르게 밀집 재배가 불가능한 단점도 있습니다. 다만 큰 나무의 크기가 크며 한 그루당 생산되는 커피의 생산량이 많은 편입니다. 또한 나무의 수명이 길다는 장점도 있습니다.1)
1) 실제로 케냐의 SL-28의 나무들은 60년 이상이 된 나무들이 있으며 여전히 커피를 커피 열매가 재배가 가능합니다.
■ 기타 SL품종에 대해 ■
SL1 : 케냐의 Scott Laboratories에서 최초로 선별된 다양한 나무입니다. 이 품종은 재배 환경에 대해 매우 민감한 품종입니다.
SL2: 나이로비(Nairobi) 근처 위스퍼 플랜테이션(Wispers Plantation)의 나무에서 유래한 품종입니다. 하라(Harrar) 유형의 커피 원두와 유사하지만 이 품종의 경우 잎 끝이 구릿빛이며 열매의 크기가 더 작습니다.
SL3: 케냐 솔라이(Solai) 지역의 오나 농장(Ona plantaion)에서 생산되었으며 프렌치 미션(French Mission) 커피의 하나의 품종입니다. 이 품종은 SL2와 매우 유사한데 두 품종 모두 생산성이 낮고 커피 녹병(CLR. Coffee Leaf Ruts)에 매우 민감합니다.
SL6: 켄트(Kent) 나무 한 그루에서 자란 변종인 SL6은 잎의 끝이 구리색이며 중간 너비의 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높은 생산성으로 인해 이 품종은 농장 테스트 기간 동안 Scott Laboratory가 가장 좋아하는 품종이었습니다.
SL9 : SL9의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구리빛 잎의 특성을 통해 1920년대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에서 가져온 커피 식물의 일종인 컬럼나리스(Columnaris)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적정 고도에서 생산성은 좋지만 커피 베리 질병(CBD. Coffee Berry Disease)에 매우 취약합니다.
SL10: 에티오피아 하라가 원산지인 SL10은 이전 품종보다 생산성이 높지만 컵 품질과 퀄리티가 떨어지는 품종입니다.
SL26: 두 개의 SL3 품종을 교배한 SL26은 낮은 고도에 적합한 품종입니다.
■ 마침 ■
이번에는 케냐를 대표하는 SL품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SL품종은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케냐에서 대부분 생산되는 품종이었으나 최근에는 중남미 나라에서도 이 품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최근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이에 가뭄에 강한 SL-28 품종을 도입한 것으로 추측되며 중남미 지역은 이미 가뭄으로 인한 커피 재배의 피해를 불과 몇년 전에 겪음으로써 이런 이상기후에 대응이 가능한 품종의 도입을 시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품종에 대해서 공부해보겠습니다.
■ 번외 ■
케냐 커피를 떠올리면 많은 분들이 여전히 "케냐 AA"를 먼저 떠올리십니다. 그럼 과연 AA라는 단어는 무엇을 뜻할까요? 커피의 이름을 표현할때 많은 나라에서 저마다의 기준으로 커피 등급을 표기합니다. 케냐의 경우 커피의 스크린사이즈, 즉 커피 빈(Coffee Bean)의 크기로 커피 등급 1)을 결정하는 나라입니다. 현재는 E라는 AA보다 더 큰 커피 사이즈 등급이 생겨났지만,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AA는 케냐의 가장 높은 커피 등급2)의 커피였습니다.
1) * E등급(18이상), AA등급(17~18), AB등급(15~16), C등급(12~14), T등급(12이하)
2) 다만 커피의 사이즈 크기일 뿐 반드시 높은 등급의 커피가 훌륭한 커피의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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