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품종 14] ■
사치모르(Sarchimor) 품종 그룹.
다양한 사치모르 그룹 품종에 대해
■ 시작에 앞서 ■
사치모르(Sarchimor) 품종은 앞전의 사치모르 품종에 대한 설명에도 기재하였듯, 하나의 품종이 아닌 그룹(Group)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적절합니다. 이는 카티모르(Catimor) 품종도 마찬가지인데요. 실제로 사치모르와 카티모르라는 품종 이름으로 생두 판매를 하는 농장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 나라의 특성에 맞게 개량된 각각의 사치모르, 카티모르 품종이라고 이해하셔야 하며 카티모르 품종의 경우 각 나라별 카티모르 품종에 대해 따로 기재한 글이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 T-5296 ■
■ Cuscatleco ■
■ Parainema ■
■ Marsellesa ■
■ IAPAR 59 ■
■ Limani ■
■ Obata ■
■ T-5296 ■
T-5296 품종은 코스타리카에 도착한 사치모르 품종인 H361의 코스타리카 식 명칭입니다. T-5296 품종은 앞으로 소개할 사치모르 품종들 중 2가지의 품종, 쿠스카틀레코(Cuscatleco)와 파라이네마(Parainema) 품종의 모태가 되며, 추후 소개해드릴 F1 하이브리드(F1 Hybrid) 품종들의 모태가 되기도 하기에 기억하시면 좋을 품종 1)이라 생각합니다. T는 코스타리카 커피 연구소(CAITE.Centro Agronómico Tropical de Investigación y Enseñanza)의 이름에서 T를 나타내며 2), 이 품종은 추후 다른 지역들로 전달됩니다. 이 품종의 역사는 이전에 작성한 사치모르 품종의 역사와 내용을 같이 하니 해당 품종의 역사가 더 궁금하시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1) 커피를 구매하실 때 확인 할 수 있는 독립적인 품종은 아니기에 해당 품종의 역사를 기억하시면 좋을듯합니다.
2) 이와 같은 이유로 같은 연구소에서 선별/선택된 카티모르 그룹의 T-5175, T-8667 품종 역시 같은 이유로 T라는 명칭을 부여받았습니다.
■ Cuscatleco ■
쿠스카틀레코(Cuscatleco) 품종은 엘살바도르의 PROCAFE(Fundación Salvadoreña para Investigaciones en Café)에서 T-5296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된 품종입니다. 나무의 키가 작고 높은 밀도로 생산성이 높습니다. 고지대보다는 중간지대 1,300m 이하에서 잘 자라며 사치모르 품종의 특성답게 커피 녹병의 내성이 강하며 커피 선충류 1)에 대해서도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는 품종입니다. 인도 언어로 보석의 땅(Cucatlan)에서 이 품종의 이름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쿠스카틀레코 품종의 경우 2022년 멕시코 COE(Cup Of Excellence)에서 높은 순위로 수상을 한 품종이나 엘살바도르의 COE에서는 이 품종의 수상이력을 찾기 힘든데요. 이에 대해서는 게이샤나 파카마라, 베르나르디나와 같은 맛과 향이 상대적으로 더 뛰어난 품종의 존재 여부 때문인 듯하며, 그로 인해 국내에서도 멕시코에서 수입된 옥션랏을 제외하면 구매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품종입니다.
1) Pratylenchus spp에 저항성이 없으나 Meloidogyne exigua에 대해서는 내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Parainema ■
파라이네마(Parainema) 품종은 온두라스의 IHCAFE(Instituto Hondureño del Café)에서 T-5296 품종을 선택하여 온두라스 지역에 맞게 개량한 품종입니다. 파라이네마 품종은 커피 빈(Coffee Bean)의 사이즈가 매우 큰 품종인데요. 중간고도 1,300m 이하에서 재배에 적합한 이 품종은 마찬가지로 커피 녹병에 대한 저항성이 훌륭한 품종입니다. 그리고 커피 선충류에 대한 저항도 좋으며 커피 열매 질병(CBD.Coffee Berry Disease)에도 좋은 저항력을 가진 품종입니다. 티모르 하이브리드(Timor Hybrid.HdT)의 특성을 가진 커피 품종들의 경우 맛과 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게 일반적이며, 이 품종 역시 등장 이후 이러한 편견에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온두라스 COE에서 이 품종이 1위를 차지하며 파라이네마 품종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으며, 티모르 하이브리드의 특성을 가진 품종에 대한 편견 역시 줄어들게 됩니다. 최근의 COE대회에서도 지속적으로 30위권 안에 해당 품종이 계속해서 수상을 할 정도로 이 품종의 맛과 향은 우수하다고 평가받습니다.
■ Marsellesa ■
마르세예사(Marsellesa) 품종은 프랑스 농업연구소(CIRAD.Centre de cooperation en Recherche Agronomique pour le developpemnet)와 ECOM에서 개발한 사치모르 계열의 품종 1)입니다. 마르세예사는 스페인어로 프랑스 '마르세유'를 의미합니다. 위에 설명드린 두 품종과 마찬가지로 1,300m 이하의 중간고도에서 재배가 적합한 품종으로 높은 생산성과 커피 녹병에 대한 저항성을 가집니다. 그러나 앞전에 설명드린 쿠스카틀레코 품종과 파라이네마 품종과는 다르게 커피 선충류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집니다. 중남미에서 재배되고 있는 마르세예사 품종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품종입니다. 마르세예사 품종은 2022년 멕시코 COE에서 다수의 상위권 수상 2)을 받은 품종입니다.
F1 하이브리드 품종 중 하나인 스타마야(Starmaya) 품종의 모태가 됩니다.
1) 티모르 하이브리드 832/2(HdT 832/2) 품종과 빌라 사치 CIFC 971/10(Villa Sarchi CIFC 971/10) 품종의 교배로 탄생한 품종입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마르세예사 품종을 쉽게 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비교적 최근에 이 품종이 개량되어 몇 나라에 정식으로 품종이 등록되었으며, 멕시코의 경우 정말 뛰어난 커피의 생산이 가능한 나라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커피 생산이 많지 않은 나라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IAPAR 59 ■
IAPR 59 품종은 브라질의 IAC(Instituto Agronômico do Paraná)에서 선택 및 개량하여 탄생한 품종입니다. 브라질의 지리적 특성에 적합한 중간고도 1,300m 이하에서 1,300m 이하 좋은 생산성을 가지며 커피 녹병(CLR.Coffee Leaf Rust)에 강한 내성을 가졌습니다. 또한 커피 선충류(Nematode)에 대해서도 강한 내성을 가진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전에 설명드린 다른 사치모르 품종들에 비해 향미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 Limani ■
리마니(Limani) 품종은 푸에르토리코의 EEA(Estación Experimental Agrícola)에서 브라질 혈통의 사치모르 품종에서 선택된 품종입니다. 리마니 품종의 최초 발견 사례는 불명확한데 유전적으로 이 품종의 발견을 추적하는 게 힘들기 때문입니다. 1,000m 이상의 중간고도에서 재배가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커피 녹병에 대한 저항력은 강하지만, 그 외의 커피 선충류와 커피 열매 질병에 대한 저항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습니다. 낮은 키의 커피나무와 밀집 재배가 가능한 장점으로 좋은 생산성을 가지고 있으며, 잎이 청동색인 것이 특징입니다.
■ Obata ■
오바타(Obata) 품종은 브라질의 IAC(Instituto Agronômico do Paraná)에서 각 개체의 우수한 계통만을 선별해 내는 계통 선발(Pedigree selection)을 통해 만들어진 품종입니다. 2014년 ICAFE(Costa Rican Coffee Institute)를 통해 코스타리카에서 재배가 시작되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개량된 품종으로 여전히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는 품종으로 낮은 나무 높이와 밀집재배가 가능하다는 사치모르 그룹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더 훌륭한 생산성을 가지고 있는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 빈의 크기가 큰 편이며 역시 커피 녹병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강합니다. 브라질에서 개발된 품종이지만 주로 코스타리카에서 재배가 되고 있는 품종입니다.
■마침■
이번에는 사치모르 품종 그룹의 다양한 품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치모르 품종에서는 제가 경험을 해본 커피 품종이 있었는데요. 바로 마르세예사와 파라이네마 품종입니다. 파라이네마 품종의 경우 전통적인 가공방식의 커피를 맛본 적이 있는데 매우 실키하며 열대과일의 뉘앙스로 느껴지는 커피가 많았습니다. 마르세예사의 경우 단 한번 경험해 보았는데 무산소발효(Anaerobic)로 가공된 커피라 상대적으로 발효된 1) 느낌을 받아 커피 본연의 느낌을 받지 못해서 아쉬웠던 커피였습니다. 이번 글을 계기로 이 품종을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추후 이 커피를 경험하게 된다면 이 커피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 원두 소개와 함께 기재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글을 계기로 개인적으로 사치모르 품종 그룹은 카티모르 품종 그룹에 비해 상업적으로도 더 성공을 거둔 품종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이는 카티모르 품종에 비해 사치모르 품종 그룹에서 품종 개량의 모태가 되는 품종이 존재한다는 점에서도 이를 증명한다고 생각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말이 품종의 우월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며, 농업적인 측면이든 생물학적 측면이든 사치모르 그룹이 현재 품종 개량에 있어 카티모르 품종보다 더 선호도가 높은 편이 아닌가라는 제 개인적인 생각을 표현한 것입니다.
다음에는 다른 품종에 대해서 공부해 보겠습니다.
1) 과거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산소 발효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요. 무산소 발효의 경우 시설 투자라는 소위 장비빨이라고 표현되는 고가의 장비에서 더 정밀하고 일관성이 있는 가공이 된다는 결과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열악한 환경으로 기계의 사용보다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로 하는 아프리카에서 표현하는 무산소발효의 커피의 경우 강한 발효취(너무 과한 발효된 향과 맛)를 접할 가능성이 월등히 높은데 비해, 코스타리카와 같은 커피 생산국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나라의 경우 이런 시설적인 측면에서 매우 훌륭하기 때문(와인의 숙성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는 농장이 많습니다)에 일관적이고 농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발효 수준을 조절이 가능하여 긍정적인 뉘앙스의 무산소발효 커피의 제작이 가능합니다.
제가 맛본 마르세예사 커피도 강한 발효된 향미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무산소 발효 특유의 커피 뉘앙스가 느껴져서 추후 허니 프로세스, 혹은 내추럴/워시드 가공법의 커피를 맛본 뒤 커피의 향미를 느껴보고 제 경험담을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커피 품종(Coffee Variet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이루 11(Ruiru 11). 케냐 커피의 구원자 (1) | 2024.11.09 |
---|---|
SL 품종(SL14,SL28,SL34). 케냐를 대표하는 대표 품종 (1) | 2024.11.09 |
사치모르(Sarchimor). 카티모르와 같은 듯 다른 또 하나의 품종 그룹. (0) | 2024.11.08 |
빌라 사치(Villa Sarchi). 또 다른 버번의 자연 돌연변이 (0) | 2024.11.07 |
카스티요(Castillo). 기후 변화가 낳은 콜롬비아의 주력 품종 (0) | 2024.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