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품종 22] ■
카시오페아(Casiopea & H3).
유전적 다양성을 목표(genetic diversity is the goal)로 하는
F1 하이브리드 품종.
■ 시작에 앞서 ■
카시오페아 & H3(Casiopea, H3) 품종은 F1 하이브리드(F1 Hybrid) 품종 그룹의 품종입니다. F1 하이브리드 품종은 앞서 소개해 드린 교배 품종들과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탄생한 품종입니다. 교배된 품종 간의 장점을 극대화한 품종 탄생이 F1 하이브리드 품종은 가능합니다. 완벽할 것 같은 이 품종들도 안타깝지만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1세대에서 얻은 결과물(씨앗, 혹은 가지)을 다시 심어서 결과물을 얻었을 때 1세대와 동일한 결과물을 얻지 못한다는 단점 1)이 바로 그것입니다.
1) 이러한 유전학적인 문제가 커피나무에 국한되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F1 하이브리드는 번역해 보자면 '잡종 1세대'를 말합니다. 잡종 1세대는 교배를 한 암수 계체의 우월한 유전자를 모두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를 잡종강(세Hybrid vigor)라고 말합니다. 다만 1세대에서 발현된 장점은 2세대를 통해 단점이 발현되게 된다는 단점이 생기게 됩니다. 그로 인해 F1 하이브리드 품종은 2세대를 심는 게 아닌 묘목상을 통해 1세대 품종을 반드시 심어야 동일한 품질의 커피를 수확 가능합니다.
■ 카시오페아, H3 품종의 역사 ■
카시오페아 & H3 품종의 개발 역시 센트로아메리카노(Centroamericano) 품종과 동일하게 프랑스의 CIRAD, 중미 국립 커피 연구소(PROMECAFE), 그리고 코스타리카의 CATIE의 참여, 협업으로 탄생한 품종입니다. 이 두 품종은 카투라(Caturra) 품종 1)과 에티오피아 재래품종(Ethiopian Landrace)의 교배를 통해 탄생 2)했습니다.
1) 카시오페아, H3 품종은 다른 F1 하이브리드와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에티오피아 재래 품종과 교배를 하는 상대 품종의 차이인데요. 현재 알려진 F1 하이브리드 품종의 다른 품종들은 커피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게 하기 위해 사치모르(Sarchimor) 혹은 카티모르(Catimor) 품종 그룹의 품종 중 하나를 선택하여 교배를 하였으나 이 두 품종은 카투라를 선택하여 탄생한 품종입니다.
2) H3 품종은 카투라와 E531품종, 카시오페아 품종은 카투라와 ET41의 교배로 탄생한 품종입니다.
■ 카시오페아, H3 품종의 특징 ■
카시오페아 & H3 품종은 지금까지 알려진 다른 F1 하이브리드 품종들과는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H3 품종의 경우 2000년 이후 최종 선발 라운드에 포함되지 않은 품종입니다. 그 이유는 커피 녹병에 취약하다는 취약점 1)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초기 테스트에 참여한 일부 농부들이 이 품종들을 계속 재배하기로 하였는데 그 이유는 카시오페아 커피가 향미적인 부분에서 좋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품종들은 현재 유전적 다양성(genetic diversity)을 목표로 현재도 재배되고 있는 F1 하이브리드 품종입니다.
이 두 품종 모두 1,300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높은 품질의 커피가 재배되며 좋은 맛과 향을 가진 커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F1 하이브리드 품종들처럼 좋은 생산적 조건 2)은 훌륭합니다. 다만 이 두 품종 모두 커피 관련 질병(커피 녹병, 커피 베리 질병, 선충류)에 취약한 품종입니다.
카시오페아 품종의 경우 잎이 청동색이고 H3 품종의 경우 잎이 초록색인 것이 차이입니다.
1) 녹병에 취약한 부분은 카시오페아 품종에서도 발견됩니다.
2) 낮은 나무의 키와 큰 커피콩의 크기, 그리고 체리 과육을 벗기면서 생기는 손실이 적다는 점 등
■ 카시오페아, H3 품종의 기타 의견 ■
이 두 F1 하이브리드 품종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커피 품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이 품종들은 다른 F1 하이브리드들과는 다르게 생산적인 측면보다는 향미적 측면의 다양한 유전자를 확보하여 추후 새로운 품종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품종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다른 F1 하이브리드 품종, 센트로아메리카노, 루이루 11(Ruiru 11), 그리고 현재 다양하게 개발되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다른 하이브리드 품종들과는 다르게 이 품종들을 우리가 쉽게 접하기가 힘듭니다.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면 좋겠지만, 기후 위기는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나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기후 변화는 다양한 F1 하이브리드, 혹은 새로운 품종 그룹의 탄생으로 이어질 겁니다. 생존을 1차 목표로 개발되는 신 품종들 속에서 향미적인 유전자를 잃지 않기 위해 연구소들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이 노력들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좋은 향미를 가진 품종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침■
이번에는 또 다른 F1 하이브리드 품종, 카시오페아 품종과 H3 품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품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커피 품종(Coffee Variet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도마야(Mundo maya). 어머니가 누구니? T5296인데요... (1) | 2024.11.15 |
---|---|
밀레니오(Milenio). 센트로아메리카노의 형제 품종 (0) | 2024.11.15 |
센트로아메리카노(Centroamericano). F1 하이브리드 품종의 본격적인 등장. (0) | 2024.11.11 |
게이샤(Geisha). '커피 잔 안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라는 신의 커피. (1) | 2024.11.10 |
자바(Java). 오랜시간 티피카 품종으로 오해받은 에티오피아 재래종. (0) | 2024.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