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51편. 공기가 맛을 향상시키는 에어레이션.
◆ 맛과 향의 극대화를 위한 새로운 탐구 ◆
커피 전문가와 커피 마니아들은 커피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여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꾸준히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커피 프로세스를 시도하는 것부터 커피를 마시는 용기를 바꾸는 등 끊임없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아직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 방법 중 하나인 에어레이션(aeration)입니다. 와인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에어레이션은 산화 과정을 가속화하여 맛과 향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 에어레이션 ◆
에어레이션라는 용어는 단순히 재료에 공기를 도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토양 – 정원사는 토양에 작은 구멍을 뚫어 공기와 물, 영양분들이 더 쉽게 섞일 수 있도록 합니다.
- 크림과 계란 - 제빵사와 요리사는 크림과 계란을 휘저어 더 많은 공기를 넣게 되는데 이때 크림과 계란은 기존보다 훨씬 더 가벼우면서 부피는 더 부풀게 됩니다.
- 와인 - 소믈리에가 와인을 디캔터에 붓거나 에어레이터(aerators)를 사용하여 와인을 산소에 노출시킵니다.
와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믈리에와 소비자가 와인에 공기 주입을 선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와인(특히 레드 와인)에는 많은 탄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폴리페놀이라고 부르는 쓴맛과 떫은맛이 나는 화합물입니다. 이러한 풍미의 강도를 최소화하고 보다 균형 잡힌 향미 프로필을 만들려면 와인이 호흡(breathe)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병을 열거나 코르크 마개를 풀고 30분에서 2시간 동안 와인을 그대로 두면 됩니다.
일부 와인은 더 미묘하고 섬세한 맛이 나올 수 있도록 더 많은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와인에 공기를 공급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 유리잔에 붓는 과정 – 이 과정은 본질적으로 액체에 공기를 포함시킵니다. 와인을 따른 후 잔을 흔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 디캔터 – 와인을 담기 위해 고안된 용기입니다. 와인을 디캔터에 부은 후 소믈리에가 용기를 휘저어 와인에 최대한 많은 공기가 들어가도록 합니다.
- 에어레이터 – 와인병에 꼭 맞는 장치입니다. 와인을 부을 때 와인은 챔버를 통과하여 공기가 액체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 커피와 에어레이션 ◆
와인 산업에서의 에어레이션은 스페셜티 커피 산업보다 훨씬 더 널리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커피산업에서 센서리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에어레이션에 의존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커핑입니다.
커핑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은 커피를 그냥 맛보는 게 아닌 커피를 후루룩 마시게 됩니다. 슬러핑은 커피를 혀 전체에 퍼뜨릴 뿐만 아니라 액체에 공기를 포함시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Q 그레이더와 커피 전문가는 커피가 가진 풍미와 품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필터 커피는 와인과 유사한 방식으로 공기를 주입하여 맛 프로필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 에어레이션과 커피 맛 ◆
아직 에어레이션은 카페에서 널리 적용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에어레이션이 커피의 맛과 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와인 산업에서 에어레이션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커피 산업에서 에어레이션 역시 커피의 풍미 프로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Chemex는 2023년 헝가리 바리스타 챔피언인 Attila Molnár와 협력하여 개발한 ChemAer를 출시했습니다. ChemAer는 브루어 측면에 커피를 휘저을 수 있는 내장형 에어레이터 패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ChemAer의 측면에 설치된 패들은 커피를 휘저으면 액체에 더 많은 산소가 유입되어 커피의 온도도 냉각시켜 주고 크리미 한 촉감을 만들어준다고 회사는 설명합니다. 그리고 맛과 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합물의 양을 줄임으로써 미묘하면서도 섬세한 향미가 더 많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소비자가 차이점을 알아차릴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에어레이션의 주는 차이점은 주관적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차이를 말로 설명할 수 없더라도 맛의 차이를 느끼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는 블라인드 맛 테스트를 통해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어레이션 후 커피 맛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한 테스트 결과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기를 통하게 하면 커피 맛이 더 좋아지게 될까요? 어떤 사람들은 공기를 통해 변화하는 커피 맛의 변화를 좋아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커피 맛의 변화를 선호하지 않을 것입니다.
커피에 공기를 주입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각 방법마다 풍미, 향 및 질감에 영향을 미칩니다. 에스프레소와 필터 커피를 젓거나 휘젓는 것은 가장 간단한 보편적인 방법 중 하나이며 추출된 커피를 다른 용기로 커피를 붓는 것 또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공기주입 방법입니다. 만약 커피에 더 많은 공기를 포함시키고 싶다면 최대한 높은 곳에서 커피를 붓는 것입니다.
와인 에어레이터는 또 다른 방법이며 이 방법은 수많은 방법 들 중 가장 또렷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커피에 공기를 주입하는 방법에서 긍정적인 요인을 최대한 얻을 수 있는 한계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커피에 공기를 주입에 긍정적인 결과를 방해하는 요인이 존재합니다. 바로 이산화탄소입니다. 커피의 이산화탄소 양과 드라이한 질감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이 문제를 완화하려면 로스팅된 커피를 충분히 디개싱해야 합니다. 커피에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으면 커피의 섬세한 맛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에어레이션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충분한 디개싱 없이도 커피의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임으로써 풍미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 어떤 커피를 사용해야 하나? ◆
어떤 커피에 에어레이션을 활용한다면 효과적이면서도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현재까지는 다크 로스팅 된 커피를 더 선명하고 밝게 만들면서 무거운 바디감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기에 다크 로스팅 된 커피를 에어레이션 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만약 커피의 바디감이 가볍거나 가벼운 커피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에어레이션을 통해 얻어지는 커피의 결과물이 긍정적이지 않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커피 산업은 와인 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에어레이션 역시 최근부터 다양한 스페셜티 카페에서 조금씩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다양한 연구와 실험이 필요합니다.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소비자들 역시 새로운 브루잉 기술에 점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에어레이션은 앞으로 시장에서 독특한 판매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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