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42편. 브루잉. 그리고 바이패스
◆ 커피는 과학이다 ◆
커피를 추출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과학적 수학적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바리스타들은 완벽한 커피 추출을 위해 수많은 변수들을 시험하고 제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다루는 커피 제어 변수는 "분쇄도, 물의 온도, 커피 추출 비율" 등이 있을 겁니다. 커피 전문가들은 커피 추출 이후 향미 평가를 통해 이 변수들을 다시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완벽한 커피 추출을 시도합니다.
◆ What is Bypass ◆
Bypass. 명사 또는 형용사로 이 단어는 대부분 '우회하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는 단어입니다. 그럼 커피에서 이 단어는 어떤 의미를 나타낼까요?
바이패스는 '커피를 추출한 뒤 커피에 물을 첨가하는 과정'입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추출된 커피를 물을 추가하여 희석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볼 수도 있습니다.
◆ 바이패스의 유래 ◆
2016년 US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US AeroPress Championship) 우승자인 벤 존스(Ben Jones)는 브루잉에서 사용되는 바이패스가 한 배치 브루어의 기능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한 배치 브루어의 기능에서는 의도적으로 필터 주위로 물을 흘려보내는데 이 물은 커피와 접촉하지 않고 우회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서 커피의 과도한 추출을 방지하고 긴 시간에 의존하지 않고 대량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게 됩니다.
바이패스는 위스키의 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 위스키에 얼음을 넣거나 소량의 물을 사용하여 맛을 강조시키거나 변화시키는데 이 또한 바이패스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가수(加水) ◆
종종 바이패스는 물을 추가한다는 의미인 가수(加水)라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바이패스 과정은 커피의 양을 늘리는 효과와 맛과 질감을 조절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바이패스는 대부분 브루잉 과정에서의 설계 결함이 있는, 추출 결과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왔을 때 대부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에어로프레스(AeroPress) ◆
바이패스는 수많은 대회에서 사용되는 추출 방식입니다.
바이패스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물을 추가하는 과정을 통해 커피의 과잉 추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22년 인도 바리스타 챔피언이자 2017년 인도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인 Mithilesh Vazalwar는 "바이패스 브루잉을 사용해 특정 맛을 강조하거나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바이패스는 쓴맛과 산미가 강한 커피의 특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며, 컵 프로파일을 둥글고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2017년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이 되는데 바이패스 브루잉이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덧붙였습니다.
◆ 정해진 추출 방법이 있나요? ◆
바이패스 추출의 정해진 방식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이패스 추출 역시 다른 브루잉 추출 방식과 마찬가지로 주관적이고 개인 취향에 따라 변화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바이패스를 할 때에는 커피 추출에 60~80% 정도의 물을 사용하고 남은 물을 추출이 완료된 커피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 에어로프레스를 넘어 ◆
에어로프레스의 추출의 본질적인 특징을 고려하자면 이 브루 방식이 바이패스를 선택할 최고의 추출 방식이라고 합니다. 에어로프레스의 추출 방식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다른 추출 방식에 비해 적은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에 반해 하리오 V60이나 케멕스와 같은 푸어 오버 추출 방식은 바이패스에 취약한 방식입니다. 이는 칼리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커피 베드의 깊이도 변수로 작용하지만 가장자리에 물을 붓는 과정에서 물이 커피를 통과하지 않고 물이 흘러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커피 분쇄 입자의 크기에 따라 물이 통과하는 시간도 달라지기에 이 추출 방식은 바이패스를 선택할 때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커피의 바디감이 약해지고 산미가 강해질 수 있으며 단맛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 할까? 말까? ◆
바이패스는 커피를 추출하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바이패스는 커피 경험을 향상시키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입니다. 다만 바이패스를 커피 추출 과정에 반드시 포함시키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바이패스를 커피 추출에 포함시키고 싶다면 커피 추출에 사용하는 물을 적게 사용하고 바이패스를 통해 맛을 보면서 결과를 얻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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