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4편. 아메리카노
◆ 시작에 앞서 ◆
커피(Coffee).
누군가에겐 잠을 깨기 위한 카페인을 얻기 위한 한 잔, 누군가에겐 차(Tea)와 같은 의미로 한 잔, 또 누군가에겐 카페에 앉아 있을 이유를 만들기 위한 한 잔.
커피 산업이 정점을 찍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커피 음료(Coffee drink)는 무엇일까요? 누구나 카페에 들어오면 흔하게 외치는 그 단어. 아메리카노(Americano)가 아닐까요?
◆ 커피 이름에 왜 하필 미국이? ◆
아메리카노. 우리에게 친숙한 하나의 단어가 보입니다. 미국, 혹은 아메리카 대륙을 뜻하는 아메리카(America)입니다. 커피의 기원은 에티오피아이지만, 우리에게 커피라는 음료를 대중적으로 만들어준 나라는 저는 이탈리아 1)라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에는 에스프레소(Espresso)라는 대표적인 커피 음료가 존재합니다. 미국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드립 커피 혹은 필터 커피라는 미국의 커피 문화가 존재했습니다. 드립 메이커라는 기구를 이용해 추출하는 방식의 커피를 미국인들은 즐기고 있었던 겁니다 2). 그럼 도대체 왜 우리가 가장 보편적으로 마시는 커피 음료에 미국을 상징하는 단어가 들어간 걸까요? 저 음료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요?
1) 커피라는 음료가 대중적인 음료가 되기까지는 긴 역사가 존재합니다. 대중적인 음료가 되는 과정에 있어 콘스탄티노플(현재 이스탄불) 또한 거론되어야 마땅하나 현재의 대중적인 커피 문화를 완성하기까지 이탈리아의 커피 산업이 더 큰 기여를 하였다고 저는 조심스럽지만 이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미국이 즐기던 드립 커피는 커피 마니아들이 즐겨서 마시는 핸드 드립(Handdirp) 커피의 추출 방식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이에 대해서도 다뤄보겠습니다.
◆ 그럼 아메리카노는 어떻게 탄생하였는가? ◆
아메리카노의 기원은 인류의 아픈 역사에서 시작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이탈리아(Italy)에 상륙합니다. 현지의 많은 술집에서 '큰 컵에 가득 담긴 커피'를 찾는 군인들이 넘쳐났습니다. 에스프레소는 그들에게 너무 작은 양의 음료였습니다. 전통적인 미국의 드립 커피는 한 번의 추출로 200ml ~ 220ml의 커피를 추출해 냈습니다. 그에 반해 강한 압력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는 미군, 아니 미국인들에게는 드립 커피에 비해 너무 쓰고 양이 적은 음료였습니다. 미국인들이 즐겨마시는 커피에는 드립 커피 말고도 하나가 더 존재합니다. 바로 커피와 우유를 섞어 마시는 라테(Latte)입니다. 하지만 라테를 만들어 마시는 것 또한 불가능했습니다. 전쟁통에 먹을 음식도 부족한데 커피에 섞어 마실 우유가 부족한 건 당연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는 쓰고 우유가 없으니 라테를 만들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미군에서 커피라는 음료의 제작을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전쟁 당시 커피는 부스트 음료로 미군에게 매우 중요한 음료였기 때문입니다. 어떡해서든 커피를 마셔야만 하는 미군들은 자신들이 마시던 드립 커피 수준의 농도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한 가지의 방법을 시도합니다.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섞어 마셔보는 것이었습니다. 아메리카노의 등장은 이렇게 등장했다는 게 가장 유력한 설입니다.
◆ 왜 한국에서 아메리카노가 인기가 있는 걸까? ◆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 미국에서는 브루잉과 라테. 심지어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도 모카포트를 활용한 커피 추출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럼 왜 하필 한국에서 이 아메리카노가 인기가 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정확하고 확실한 정보는 없지만 커피숍이라고 불리는 카페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생기는 과정에서 이를 추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1990년대 말, 한국에 최초의 스타벅스가 오픈했는데 당시 스타벅스의 커피 메뉴는 고가의 가격이었고 이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사람들이 즐기면서 한국에 아메리카노라는 커피가 대중화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에스프레소는 양이 너무 적고 한국인들에게도 너무 쓴 음료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쓴맛이 덜한 아메리카노를 선호하게 되었다는 설과 또 하나는 커피를 식사를 한 뒤 마시는 한 잔의 차로 인식하는 문화가 있었기에 긴 시간 담소를 나누며 마실 음료의 필요 요구사항이 에스프레소 보다 많은 양을 가진 아메리카노를 선호하게 만들었다는 설이 존재합니다.
◆ 그 밖의 한국의 아메리카노 문화 ◆
아이스 아메리카노. 최근 K POP의 인기로 인해 한국의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이슈가 된 문화가 바로 아이스(ICE) 문화입니다. '한국인들은 어떤 음료든 얼음을 넣고 마실 수 있다'라고 할 정도로 차가운 커피 음료 문화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스커피의 문화를 다른 나라에서도 도전하고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 논란이 되었던 롱블랙과 아메리카노 ◆
아메리카노와 롱블랙(Long Black)의 논란이 한때 존재했습니다. 저는 한국의 커피 산업, 혹은 문화가 여러 나라의 커피 문화를 섞어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보다는 일본과 미국의 커피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최근 몇 년간 호주의 커피 문화가 한국에 많이 유입이 되었습니다.
호주의 커피 문화가 유입되면서 호주식 커피 메뉴가 한국의 카페에 도입이 됩니다. 대표적인 메뉴가 바로 저는 플랫화이트(Flat white)와 롱블랙이라고 생각합니다. 롱블랙 와 아메리카노의 차이에 대한 논란의 초창기에는 이 두 메뉴의 차이에 대해 물이 먼저냐 샷(Espresso shot)이 먼저냐라는 식의 '달걀과 닭'의 방식으로 다뤄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로 호주의 바리스타 분들이 나타나서 이를 정정하기 시작합니다.
1. 첫 번째 물과 에스프레소의 비율의 차이입니다.
아메리카노의 비율은 매장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에스프레소 1의 비율에 물 5~7의 비율로 음료가 만들어집니다. 이에 반해 롱블랙은 에스프레소 1의 비율에 물 2의 비율로 만들어지는 음료입니다.
2. 두 번째는 문화의 차이입니다.
문화의 차이는 앞서 언급한 수치에 따른 차이물과 에스프레소의 비율차이보다는 객관적인 느낌의 차이점입니다. 미국의 커피 문화에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를 이식시킨 것이 아메리카노라면 호주의 커피 문화에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가 이식된 것이 롱블랙이라는 것1)입니다. 롱블랙은 에스프레소에 비해 마시기에 부담이 적으면서도 에스프레소의 향미를 최대한 살리는 음료라는 접근성으로 만들어진 음료로써 지금도 호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료인 것입니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1960년대에 호주의 이민 붐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많은 이민자들이 멜버른 항구를 통해 호주로 이민을 오게 되었고 멜버른을 중심으로 카페가 번성하기 시작합니다. 아메리카노가 미국인들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음료라면 롱블랙은 이탈리아 이민자들에 의한 이탈리아인들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음료입니다.
◆ 마침 ◆
이번에는 우리가 가장 즐겨마시는 커피 음료인 아메리카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아메리카노에 대한 글을 썼지만, 마무리는 롱블랙으로 쓰려고 합니다. 롱블랙을 만들어 드셔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언젠가 한국의 커피 문화가 지금의 아메리카노와 롱블랙처럼 하나의 커피 문화로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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