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5편. 에스프레소- 1
◆ 시작에 앞서 ◆
에스프레소(Espresso). 커피 산업의 실질적인 시작은 이 음료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판 사약이라는 놀림을 받은 이 음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현대판 사약 ◆
에스프레소를 처음으로 마시는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약.
홍삼보다 더 쓰고 시큼한 이 음료에 대해 '왜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 음료를 돈을 주고 사서 마시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 시큼하고 쓴 액체는 우리가 마시는 모든 커피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액체입니다.
◆ 에스프레소 탄생 이전의 커피? ◆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이 생기기 전까지는 보통 금속이나 천과 같은 드립 방식의 필터 커피를 즐겼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추출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드립 추출방식을 중력을 이용하는 방식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산업화 시대로 인해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그들의 휴식시간과 식사시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커피 추출방식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빠르고 신속하게 커피를 마시는 방법.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은 이러한 중력을 이용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추출방식으로 보다 빠르게 커피를 추출을 해내려는 의도로 개발되었습니다.
◆ 증기압을 이용하다 ◆
1854년, 증기압을 이용한 커피 머신이 토리노 엑스포(Turin General Exposition)에서 최초로 선을 보이게 됩니다. 이탈리아의 안젤라 모리온도(Angela moriondo)는 이 기계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이를 토리노에 있는 본인의 바에서 커피를 만들어 판매합니다. 이론상 이 기계는 한 시간에 2,000잔의 커피를 추출이 가능했다고는 하지만 조작이 복잡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1901년, 밀라노의 루이지 베제라(Luigi Bezzera)는 보다 진보된 증기압 에스프레소 머신을 만들어 이에 대한 특허를 취득합니다. 이 기계는 수직형의 원통 안에 담겨있는 물을 가열하여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1.5 기압의 증기를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때 개발된 머신은 한 개 이상의 그룹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1903년, 데지데리오 파보니(Desiderio Pavoni)가 베제라의 특허를 구입하게 됩니다. 그는 라 파보니(La pavoni)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1905년 에스프레소 머신을 생산하여 판매하게 됩니다. 이때 생산해 낸 에스프레소 머신은 1920년대까지 이탈리아의 많은 카페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머신을 에스프레소 머신의 시초로 보고 있습니다.
이 형태의 에스프레소 머신은 뚜렷한 단점이 존재했습니다. 증기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증기가 필요했는데, 증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100℃ 이상의 물이 필요했습니다. 즉 추출을 위해 커피를 통과하는 물이 100℃가 넘는 물이 사용되었다는 뜻이며, 커피에서 쓴 맛과 탄 맛이 추출된다는 점이었습니다.
◆ 피스톤 그리고 크레마 ◆
1938년 밀라노에서 새로운 방식의 커피 머신이 등장합니다. 시뇨레 크레모네시(Signore Cremonesi)가 피스톤 펌프의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의 머신을 선보인 것입니다. 증기압을 이용한 커피 머신은 많은 압력을 얻기 위해 물을 반드시 끓여 내야 했습니다. 또한 많은 양의 전기와 물을 필요로 했으며 이때 얻은 증기로 얻을 수 있는 증기압의 크기도 한정적이었습니다. 크레모네시가 고안해 낸 이 머신은 물을 끓이지 않고도 강한 압력을 만들어 커피를 추출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높은 물로 인한 추출로 생기는 단점도 보완이 가능해진 겁니다.
같은 해, 아킬레 가찌아(Achille Gaggia)는 기존의 증기압 머신에 스프링을 이용하여 압력을 얻는 방식의 머신을 만들어 특허를 취득합니다. 그리고 1946년 크레모네시의 특허를 이용하여 자신의 피스톤식 머신을 개량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그의 머신은 9 기압 이상의 압력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1947년, 가찌아는 본격적으로 이 머신을 판매하기 위해 가찌아(Gaggia)라는 회사를 설립합니다.
9 기압 이상의 높은 압력으로 추출되는 커피는 기존의 커피 추출에서는 보지 못했던 하나의 현상을 만들어 냅니다. 바로 크레마(Crema)입니다. 크림을 뜻하는 이 단어는 정확히는 크림이 아니었지만, 마치 크림이 떠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찌아에서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커피 머신에 천연 크림 커피(Cream caffe Naturale)라는 광고 문구를 이용하게 됩니다.
◆ 수동 머신에서 반자동 머신으로 ◆
가찌아에서 만들어낸 이 방식은 피스톤 방식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흔히 카페에서 사용되는 머신을 반자동 머신이라고 부릅니다. 가찌아의 피스톤 방식의 추출 머신은 수동 머신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제조회사들은 자동화 머신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1950년대 심발리(Cimbali)사에서 수압 방식의 피스톤을 작동하는 머신을 개발합니다. 이는 수동으로 피스톤을 위아래로 조작하는 대신 수도의 압력을 이용해서 피스톤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머신이 복잡해지고, 지역에 따라 수도의 압력이 다르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 방식이 유행하지 못한 또 하나의 이유는 당시에 이중 보일러 머신의 등장도 있었습니다. 이중 보일러 방식은 커피 추출용 보일러와 우유를 스티밍 하기 위한 증기용 보일러를 따로 가지는 형태의 머신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머신도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머신의 크기가 너무 대형화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1960년 에르네스토 발렌테(Ernesto Valente)가 전동 머신을 완성시키게 됩니다. 지금도 유명한 페마 e61(Feama e61)머신입니다. 이 머신은 전동 펌프와 열교환기를 사용하여 커피를 추출해 내는데, 신선한 물을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게 가능해졌으며 적당한 온도의 물로 커피를 추출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작은 크기의 기계에서 이중 보일러 머신의 단점 1)을 극복하였으며 안정된 품질의 에스프레소를 추출이 가능한 머신이 등장한 것입니다.
1) 증기를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중 보일러를 채택했는데, 페마 e61머신은 작은 몸채와 단일 보일러로도 안정적인 에스프레소 추출과 증기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 다음번엔 ◆
다음번에는 에스프레소의 특성과 그밖에 이번에 다루지 못했던 개인적인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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