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품종 44] ■
타비(Tabi).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비운의 커피가 된 품종.
■ 시작에 앞서 ■
카티모르(Catimor) 품종 그룹을 기억하시나요? 많은 커피 재배 국가, 특히 중남미지역에서 오랜 시간 커피 산업을 괴롭히는 커피 녹병(CLR.Coffee Leaf Rust)에 대응하고자 녹병에 저항을 가진 품종을 개발하고자 하였고 이런 움직임의 결과로 탄생한 품종 그룹입니다.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카티모르 품종은 카스티요(Castillo) 품종입니다. 그전에 커피 녹병에 대응하기 위한 품종 하나가 먼저 개발되었었습니다.
■ 타비 품종의 역사 ■
타비(Tabi) 품종을 설명하기에 앞서 콜롬비아에서는 중남미를 강타한 커피 녹병에 효과적으로 대응을 하였습니다. 1983년 세니카페(Cenicafe)에서 커피 녹병에 강한 콜롬비아(Colombia Variety) 품종을 개발을 먼저 하였기 때문입니다. 커피 녹병은 시간이 갈수록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질을 가지기 시작했고, 커피 산업 또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야만 했습니다.
2002년, 세니카페에서는 커피 녹병에 강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냅니다. 그런데, 기존의 카티모르 품종그룹과는 다른 특징을 하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카티모르 품종은 카투라(Caturra) 품종과 티모르 하이브리드(Timor Hybrid.HdT) 품종을 교배시켰습니다. 그러나 타비 품종은 티피카(Typica)와 버번(Bourbon) 품종, 그리고 티모르 하이브리드 품종을 교배하여 탄생하게 된 품종입니다.
타비라는 이름의 뜻은 콜롬비아 원주민(Guambiano)의 언어로 '좋은'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 타비 품종의 특징 ■
타비 품종의 조금은 특이한 교배 이력은 카티모르 품종이 가진 향미적 특성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습니다. 티모르 하이브리드는 로부스타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는 커피 질병(커피 녹병, 커피 베리 질병, 선충류)에 저항성을 가지는 장점을 가지게 해 주었으나 커피의 맛이 떨어지는 특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평가는 카티모르 품종 그룹 대부분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맛을 보완하기 위해 티피카, 버번 품종을 선택하였습니다.
타비 품종 역시 커피 녹병에 강한 저항성을 가집니다. 그리고 다른 카티모르 품종들에 비해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만, 생산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티피카, 버번 품종의 영향으로 인해 이 품종 역시 생산성에서 조금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타비 품종은 나무의 키가 큽니다. 그리고 티피카, 버번 품종에 비해서는 커피 빈(coffee bean)의 크기가 조금 큰 편입니다.
■ 기타 ■
타비 품종은 비운의 품종입니다. 3년 뒤 등장한 카스티요 품종 때문입니다. 카스티요 품종은 향미적인 평가에서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커피 질병에 대한 저항성과 생산적인 측면에서 매우 훌륭한 품종입니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콜롬비아의 컵 오브 엑설런스(COE. Cup Of Excellence)의 수상 결과만 보더라도 카스티요 품종이 타비 품종에 비해 향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지만, 생산성과 질병 저항성이 더 우수하고 향미적인 평가마저 좋은 품종이 존재하다 보니 타비 품종은 불운하게도 카스티요 품종에 비해 널리 생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번에는 타비 품종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타비 품종은 이전 카스티요 품종에 대한 소개 글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삼국지의 제갈량이 카스티요 품종이라면 주유는 타비 품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뛰어난 특성을 가진 품종이지만, 상대적으로 더 뛰어난 품종의 등장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 비운의 품종이 타비 품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품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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