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32편. 호주에서 개발된 새로운 커피 캐릭터 플레이버 휠.
◆ SCA Flavor wheel ◆
커피를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플레이버 휠(Flavor wheel)이라는 것을 보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알록달록하며 다양한 표현이 적인 이 동그란 형태의 그림은 커피의 향과 맛, 그리고 질감을 표현하거나 이해하는데 매우 큰 도움을 주는 하나의 도구입니다. 이 플레이버 휠은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에서 만들었습니다.
◆ 초심자를 위한 용도라기 보단.. ◆
분명히 타고난 재능을 가진 분들은 어느 분야에도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그런 사람은 아니었는데, 이 플레이버 휠은 커피의 향미 표현에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의구심이 들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일단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점도 저에겐 혼란을 주었지만, 맛과 향을 느끼기에 경험치가 부족했던 저에게 커피에서 과일의 향기 나 단맛을 찾아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더더욱이나 에스프레소의 향미 표현을 위해서 플레이버 휠을 쳐다보고 있으면... 맛 표현을 하면서도 동시에 누군가를 속이는 죄의식도 생기기도 했습니다. 전혀 고소하지 않은데 그 커피가 가진 향미 특성이라고 하니 고소한 단어를 선택해서 맛 표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에게 에스프레소는 시고 쓴맛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플레이버 휠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된 건 로스팅 이후 커핑(Cupping)을 할 때였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에서 느낀 플레이버 휠은 초심자를 위한 용도가 아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치를 확대하는 용도에 더 적합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 호주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휠 ◆
호주에서 만들어진 커피 캐릭터 휠(Coffee Character Wheel)은 개념적으로는 SCA의 플레이버 휠과 유사합니다. 다만 커피 캐릭터 휠은 커피의 맛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되는 실용적인 용어를 채택했습니다. 산미와 촉감, 그리고 뒷맛에 대한 표현에 대해서 말입니다.
Jounal of Sensory Studies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커피의 산미와 촉감, 그리고 뒷맛에 대하여 695개의 감각 용어를 식별한 뒤 이를 95개의 용어로 압축한 문헌을 통해 커피 캐릭터 휠이 만들어졌습니다.
◆ 대체가 가능할까? ◆
SCA에서 만들어진 플레이버 휠은 커피의 평가를 위하여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휠의 경우 전통적인 음식과 음료의 맛을 이용하여 커피의 맛을 평가하고 표현합니다. 이 방법은 다양한 맛의 표현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산미나 촉감, 뒷맛에 대해 특성화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단체에서 이보다 더 실용적인 향미 평가를 위한 도구를 내놓았지만 지금까지 이 플레이버 휠을 대체할 만한 도구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 커피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 ◆
SCA의 플레이버 휠은 커피 산업에서 마치 표준같이 사용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새로운 커피 휠을 접하면서 처음 본 저의 느낌은 정말 현실적인 커피 향미의 표현 방법이 가능한 도구라고 생각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농장은 물론 로스터들은 다양하고 복잡하며 독창적인 커피 향과 맛을 찾아내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커피 휠의 등장을 반기는 편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이 휠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마침 ◆
다음에는 다른 커피와 관련된 주제의 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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