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26편. 커피 로스팅.- 2
◆ 시작에 앞서 ◆
커피 로스팅 1편에서는 커피 로스팅의 진행 과정 중 진행 단계와 그에 따른 색깔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명칭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로스팅이 진행되면서 커피 생두에서 생기는 물리적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로스팅과 물리적, 화학적 변화 ◆
커피 생두는 로스팅의 과정을 통해 여러 가지의 변화가 생깁니다. 생두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중량과 질량, 밀도가 감소하고 휘발성 물질이 방출되면서 유기물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다공질 조직으로 바뀌면서 부피가 증가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로스팅 프로파일 ⓒterarosalibrary
상태
|
Yellow 단계
|
1차 Crack
|
2차 Crack
|
||||
반응
|
흡열반응
|
발열반응
|
흡열반응
|
발열반응
|
|||
색깔
|
Green
|
Y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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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namon
|
L.Brown
|
M.Brown
|
D.Brown
|
Black
|
향
|
풋내
|
단향
|
단향+신향
|
신향
|
신향+
고유향
|
고유향
|
향의 감소
|
형태
|
생두
|
수축
|
팽창
|
지속적 팽창
|
팽창 멈춤
|
||
중량감소
|
|
12-14%
|
15-17%
|
18-25%
|
생두에 열이 가해지면 색은 점차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처음 녹색이었던 콩의 색은 노란색으로 점차 바뀌어 갑니다. 그리고 1차 크랙이 다가오면 색은 계피 색으로 바뀌어가고 크랙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색깔은 옅은 갈색이 됩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열이 가해지면 갈색과 짙은 갈색으로 변화하고 최종적으로는 검은색이 됩니다.
◆ 맛과 향, 형태의 변화 ◆
* 맛의 변화(Change of taste)
커피 공 내부의 탄수화물이 분해되면서 휘발성 산(volatile acid)이 생성됩니다. 이 산은 미디엄 상태에서 절정을 이루며 이후 로스팅이 진행되게 되면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효과로 커피의 산미가 감소하게 됩니다.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은 커피의 떫은맛과 바디감에 영향을 주는데, 로스팅 정도에 비례하고 로스팅 속도에 반비례하면서 감소합니다. 예를 들면 로스팅이 너무 빨리 진행되면 커피에서 떫은맛이 나게 되며 좋은 산미를 만드는 다른 산의 생성에도 악영향을 줍니다. 단맛은 캐러멜화가 진행되면서 증가하게 되는데 2차 크랙 이후에는 탄화되어 커피에서 탄맛이 나기 시작합니다.
* 향의 변화(Change of aroma)
생두의 수분이 증발하기 시작하고 3~4분 정도가 지나면 색깔이 노란색으로 바뀌면서 고소한 향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1분 정도가 지나게 되면 고소한 향과 신향이 함께 발생하기 시작하고 이후 신향이 더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신향은 1차 크랙 전 절정에 다다르고 크랙이 발생하면 신향과 함께 커피 품종의 고유한 향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2차 크랙 이후에는 생두에 수분이 거의 없어지면서 조직이 타기 시작하고 탄향이 강하게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 형태의 변화(Change of shape)
생두의 내부 수분이 증발하기 시작하면 표면에 주름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1차 크랙 이후 커피는 다공질 조직으로 바뀌면서 부피가 팽창하기 시작하는데 생두에 비해 50~60% 정도 더 커지게 됩니다. 2차 크랙이 진행되면 색은 점점 진해지고 세포 조직의 다공질화는 더 진행되어 부서지기 쉬운 형태가 됩니다. 이때 생두의 크기는 최대 100% 정도 커지게 됩니다.
* 중량의 변화(Change of weight)
커피는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게 되면서 중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이는 로스팅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례하게 되며 1차 크랙 시점에서는 15~17%, 2차 크랙 이후는 18~23% 정도의 중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로스팅에 따라 압축 강도 역시 감소하게 됩니다.
상태
|
질량(g)
|
수분함량
(%)
|
중량 손실
(%)
|
유기물
손실(%)
|
밀도
(g/ml)
|
부피(ml)
|
반지름
(mm)
|
생두
|
0.15
|
10-12
|
-
|
-
|
1.2-1.4
|
011-0.13
|
3.0
|
원두
|
0.13
|
2-3
|
15-18
|
5-8
|
0.7-0.8
|
0.16-0.19
|
3.5
|
구성 성분
|
아라비카(%)
|
로부스타(%)
|
비고
|
총 다당류
|
50-55
|
37-47
|
탄수화물/식이섬유
|
지질
|
12-18
|
9-13
|
|
단백질
|
11-13
|
13-15
|
|
총 클로로겐산
|
5.5-8
|
7-10
|
|
올리고당
|
6-8
|
5-7
|
|
미네랄
|
3-4.2
|
4-4.5
|
|
유리아미노산
|
2
|
2
|
|
초산
|
1.5-2
|
1.5-2.0
|
|
카페인
|
0.9-1.2
|
1.6-2.4
|
|
트리고넬린
|
1-1.2
|
0.6-0.75
|
|
구성 성분
|
아라비카(%)
|
로부스타(%)
|
비고
|
총 다당류
|
24-39
|
22-34
|
탄수화물/식이섬유
|
지질
|
16-17
|
16-17
|
폴리페놀 복합 유기산
|
단백질
|
13-15
|
15-17
|
|
총 클로로겐산
|
14.5-20
|
11-16
|
|
올리고당
|
3.5-4.5
|
4.6-5.0
|
|
미네랄
|
1.2-2.3
|
3.9-4.6
|
|
유리아미노산
|
0.8-1.0
|
1.5-2.0
|
|
초산
|
1.0-1.5
|
1.0-1.5
|
|
카페인
|
0-3.5
|
0-3.5
|
|
트리고넬린
|
0.5-1.0
|
0.3-0.6
|
|
◆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 ◆
프랑스의 의사이자 화학자인 루이 카미유 마이야르(Louis Camille Maillard)는 1912년에 하나의 화학반응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환원당과 아미노산이 만나 일으키는 연쇄적이고 병렬적인 화학반응으로 갈색 착색 물질인 멜라노이딘과 특유의 향이 만들어집니다. 주로 빵이나 고기 등의 식품을 굽거나 튀기는 경우 발생하는 화학반응으로 커피를 로스팅 할 때에도 발생합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환원당과 아미노산이 결합하는 탈수 축합 반응 1)을 통하여 글리코실아민(Glycosylamine, N-glucosamine)을 만들어냅니다. 글리코실아민은 이성체질화 2) 됩니다. 단당류는 케토스(Ketos)와 알도스(Aldose)로 나뉘게 되는데 케토스의 경우 헤인즈 전위(Heynes Rearrangement)라고 부르며 알도스의 경우에는 아마도리 전위(Amadori Rearrangement)라고 부릅니다.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멜라노이딘(Melanoidins)이라는 고분자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이 물질은 클로로겐산과 더불어 커피의 항산화 효능을 향상하는 물질입니다.
1) 탈수 축합 반응은 두 가지 물질이 결합하면서 물을 생성하는 화학반응을 말합니다.
2) 이성체질화란 분자식이 같더라도 화학적/물리적 성질이 다른 화합물을 말합니다.
* 마이야르 반응에 영향을 주는 요소
온도, 수분활성도, pH 등은 마이야르 반응에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1. 온도
온도는 높을수록 빠르게 일어나게 되며 온도가 낮다고 해서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150~165℃ 사이에서 반응이 일어나며 캐러멜화 반응 전에 일어나고 반응 이후 마이야르 반응은 급격히 감소합니다.
2. 수분활성도 aw
물 또는 수분의 가용성을 물리학적 용어로 표기한 것입니다. 이 값은 0에서 1 사이로 표기하는데 순수한 물의 경우 aw1.000이며 사람의 혈액은 aw0.995, 곡류/콩류는 aw0.640입니다.
aw는 식품의 부패 속도를 결정합니다. 곡류나 콩류의 aw를 0.640으로 맞추는 이유는 미생물의 생장이 불가능한 환경이므로 부패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pH
pH는 물의 산성 또는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써 수소 이온 농도의 지수입니다. pH 7은 중성입니다. 7 미만은 산성, 7 이상은 알칼리성입니다. 로스팅에서 알칼리성으로 갈수록 마이야르 반응은 빨라집니다.
◆ 캐러멜화 반응(Caramelization Reaction) ◆
캐러멜화 반응은 마이야르 반응처럼 비효소적 갈변 반응입니다. 다만 마이야르 반응과는 다르게 당류의 단독적인 화학반응이 캐러멜화 반응입니다. 이에 대한 반응 결과로 갈색 착색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때 생성되는 휘발성/방향족 화합물들 역시 독특한 향을 만들어 냅니다. 캐러멜화의 반응은 크게 3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당의 가수 분해
커피 생두의 당은 과당과 포도당이 합쳐진 이당류입니다. 생두의 당은 수분과 함께 존재하므로 이를 가열하면 과당과 포도당으로 분해됩니다. 가수 분해된 당 성분은 로스팅이 진행되면서 다시 붙는 과정을 거칩니다.
2. 탈수축합과 이성체질화
로스팅이 진행되면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당류가 서로 엉켜 붙게 되는데 이를 탈수축합이라고 합니다. 탈수축합은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새로운 생성물들을 만들어냅니다. 이 생성물들이 재배열하여 특성을 바꾸는 것을 이성체질화라고 합니다.
3. 중합체 방향족 화합물의 생성
로스팅이 진행되면서 탈수축합과 이성체질화가 진행되고 이를 통해 고분자 물질과 향을 내는 방향족 화합물들이 생성됩니다.
* 카라멜화 반응으로 생성되는 물질들
카라멜화 반응을 통해 생성되는 물질은 갈변 물질, 방향족 화합물, 산 등이 있습니다. 갈변 물질에는 수용성 물질이면서 쓴맛을 내는 카라멜란(Caramelans), 물에 잘 녹지 않는 카라멜린(Caramelins)이 있습니다. 방향족 화합물에는 버터 향이 나는 디아세틸(Dyacetyl), 달콤한 럼의 향이 나는 에스테르류(Esters), 락톤류(Lactones), 고소한 향이 나는 퓨란(Rurans), 구운 내를 풍기는 말톨(Maltol) 등이 있습니다. 산의 종류에는 아세트산(Acetic acid)과 포름산(Formic acid)이 있습니다.
* 당의 종류에 따른 캐러멜화 반응
과당
Fructose
|
포도당
Glucose
|
자당
Sucrose
|
갈락토오스
Galactose
|
글루코스
Glucose
|
맥아당
Maltose
|
110℃
|
160℃
|
180℃
|
◆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 반응 ◆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 반응이 길어진다면 커피에서 더 좋은 맛이 날까요? 이 두 반응이 새로운 향미를 만들어내는 것은 맞지만, 이 두 반응이 길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카라멜화 반응의 경우 당분을 연료로 사용하므로 오래 지속될수록 쓴맛이 강해지게 됩니다. 저온 장시간의 커피 로스팅의 경우 향기 성분을 많이 잃지만 고분자 물질이 많이 분해되면서 부드러운 느낌의 커피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빠르게 로스팅하면 대체로 산미가 좋은 커피가 만들어지고 느리게 로스팅하면 부드러운 질감의 커피가 만들어지곤 합니다. 수분활성도가 낮은 생두는 마이야르 반응 속도가 느리므로 조금 더 길게, 수분활성도가 높은 생두는 빠르게 로스팅하는 것이 장점이 많기도 합니다.
좋은 로스팅을 위해서는 다루는 커피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마침 ◆
로스팅 머신에 대해서는 추후 로스팅기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 때 다뤄볼까 합니다.
다음에는 로스팅 과정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출처
도서 - 커피 인사이드
도서 - 커피 로스팅 & 아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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