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19편. 원산지별 커피 이야기 - 브라질
◆ 시작에 앞서 ◆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제가 느끼는 특징이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과거에 느껴졌던 커피 원산지별 특색의 차이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제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산지별 특징이 강했던 과거에 비해 재배 기술과 환경, 그리고 발효와 건조의 과정의 다양성의 증가로 이 경계가 희미해져 간다고 제 스스로는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산지별 특징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몇 번에 걸쳐서 원산지별 커피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 브라질 ◆
브라질은 세계 커피의 가격을 좌우하는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가입니다. 브라질은 세계의 커피 생산에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입니다. 생산지역은 남위 10~24 º사이이며 바이하(Bahia), 파라나(Parana), 상 파울루(Sao Paulo), 미나스 제라이스(Minas Gerais),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 에스피리투 산투(Espiritu Santo)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 프란시스코 데 멜로 팔헤타(Francisco de Melo Palheta) ◆
전설에 의하면 브라질 최초의 커피는 포르투갈 출신의 한 수도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해집니다. 1727년 프란시스코 데 멜로 팔헤타 하사는 프랑스령 기아나(Guyane)와 네덜란드령 기아나현 수리남 사이의 토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파견됩니다. 프랑스령 기아나의 수도인 카옌(Cayenne)에 도착한 그는 커피를 밀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당시 주지사의 아내였던 마담 도르빌리에(Madame D'Orvilliers)의 환심을 사려하였고 결국 그가 떠나기 전에 열린 연회에서 그녀에게 커피 묘목이 담긴 꽃다발을 선물로 받게 됩니다.
이 전설은 진실 여부에 논란이 존재하나 팔헤타가 브라질 북동부의 Maranhão e Grão-Pará 주지사에 의해 프랑스령 기아나로 파견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그를 통해 수천 개의 커피 종자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기록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 커피 재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다 ◆
팔헤타가 가져온 최초의 커피는 브라질 파라(Para)에 심어집니다. 그가 가져온 커피 종자는 18세기 전반에 걸쳐 브라질 북동부에서 재배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현재처럼 대규모로 짓는 농사는 아니었습니다. 커피는 그 당시에 농부들이 소규모로 재배하는 작물이었습니다. 브라질 최초의 커피 농장은 1770년 리우데자네이루에 설립되었습니다. 이는 유럽으로 소규모의 커피 수출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1800년대부터 브라질의 커피 생산이 본격적으로 증가 1)하기 시작합니다.
1) 커피 수출량 : 1800년대 1,720파운드 / 1820년 12,896,000파운드 / 1840년 137,300,000파운드 / 1890년 1,000,000,000파운드
◆ 커피 재배의 확장 ◆
커피 생산이 리우데자네이루 주의 바이샤다 플루미넨세(Baixada Fluminese) 지역에서 발레 두 파라이바(Vale do Paraíba)로 확장됩니다. 그리고 남쪽과 서쪽으로 커피 재배 지역은 확장이 되면서 미나스 제라이스 지역과 상파울루 지방까지 확장됩니다. 1800년대 후반까지 상파울루는 커피 생산의 중심지였습니다.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옥한 토양과 커피 재배에 더 나은 기후를 가졌었으며 평평한 지형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의 커피 생산 증가는 재배 지역 증가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노예 노동입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커피 농장의 노동일들은 이 노예들이 담당해야 했습니다.
◆ 노예 제도 ◆
브라질에는 약 500만 명의 아프리카 노예들이 이주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숫자는 신대륙으로 수입된 노예의 절반 이상이 됩니다. 이렇게 많은 아프리카 노예들이 브라질로 들어오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16세기에서부터 존재해 왔던 아프리카 노예제도는 17세기에 사탕수수의 생산과 금 및 다이아몬드 채굴이 확대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합니다. 1826년에 영국과 브라질 간의 조약으로 1830년까지 노예 제도를 종식시키기로 합의하였으나 노예무역으로 직접적인 이익을 얻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았고 이를 브라질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하면서 노예 제도가 브라질에서 사라지는 데에는 정말 긴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1800년에서 1850년 사이에 브라질 농업과 커피 산업의 붐은 2백만 명이 넘는 아프리카 노예를 흡수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 이민, 그리고 이주 ◆
커피 재배가 상파울루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커피 재배 농가는 노동 역풍에 직면하게 됩니다. 농장주는 높은 생산을 위해 노동력이 필요로 했지만 노예 제도 폐지의 움직임으로 인한 노예 노동력의 부족, 그리고 이를 이용하여 더 비싼 노예 시장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에서는 1888년 전까지 노예제도가 폐지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845년 영국에서 에버딘 법이 통과되면서 노예 제도는 본격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농가에서는 이전까지는 값싼 비용으로 노예들을 이용하였지만 노예를 잡아오는 과정부터 노예를 고용하는 이 과정들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871년 브라질에서 자유 출생 법이 통과되면서 노예의 신생아 및 국가에 소속된 노예들에게 자유를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888년 5월 13일에 노예 제도가 법적으로 폐지가 되었습니다.
브라질 정부에서는 노예 제도 폐지로 인한 부작용인 노동력 부족에 신음하는 농가들을 위해 이민 정책을 시도합니다. 사실 브라질에서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노예 제도가 폐지되기 이전에 하나의 실험을 했습니다. 상파울루 주의 파젠다 이비카다(Fazenda Ibicada)에서 커피 농장 운영을 위한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하는 실험입니다. 커피 농장의 농장주이자 상원위원이었던 니콜라우 베르게이로(Nicolau Vergueiro)는 스위스계 독일인 180 가구를 자신의 농장에 고용합니다. 1847년부터 1857년까지 10년간 진행한 이 실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베르게이로는 권위 주의자였는데 자신이 고용한 고용인들을 마치 노예 부리듯이 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가 고용인들에게 제안한 계약 역시 부당한 계약들이 많았습니다. 그의 부당한 계약 내용 중 하나는 그가 고용한 이주 고용인들에게 브라질로 이동할 당시의 교통비와 정착비를 부과하였던 것입니다. 사실상 노예 계약이었던 겁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주 스위스 교사인 토마스 다 바츠(Thomas Davatz)는 이들의 부당 계약에 분노하여 이민자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키게 됩니다. 스위스는 브라질로 이민을 중단하게 되었고, 브라질 정부는 노동 조건 및 외국인 노동 수입 규제에 관한 법률을 재검토하게 됩니다.
◆ 생산 과잉 ◆
노동력 부족 문제가 해결되면서 브라질의 커피 생산량은 수요를 초과할 정도로 증가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커피의 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1888년부터 1895년까지 뉴욕 시장에서 커피 가격은 파운드당 14-18센트였지만, 1896년 커피 재배의 풍년 이후 10센트로 커피 가격이 하락했으며 1901년에는 파운드당 6센트까지 커피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커피 가격의 인상에 대한 움직임은 제1차 커피 생산 및 소비 연구에 대한 국제회의를 통해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브라질은 독단적으로 커피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됩니다. 1906년, 브라질의 3대 생산 지역인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미나스 제라이스는 정부가 판매 후 남은 잉여 커피를 구입하고 관리하게 하는 커피 가치 평가 계획인 '타우바테 조약'에 서명합니다. 이를 통해 그들은 높은 커피 가격을 보장받고 커피 가격의 낙하를 억제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커피의 적정 생산량을 만드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커피의 과잉 생산은 여전했고 커피 재배 농장은 정부의 커피 가격 보장 제도를 역 이용하게 됩니다.
이 제도는 세계 1차 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커피가 재배되기 시작되고 브라질의 독점이 줄어들게 되면서 다른 생산 국가의 평가 계획 또한 필요해지게 되면서 제도의 개편을 시도합니다. 국제 커피 기구(ICO.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가 관리하는 국제 커피 협정은 미국이 지원을 철회한 1989년까지 지속되었습니다. 미국의 지원이 철회된 이후 커피 가격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 브라질 커피의 특성 ◆
브라질 커피의 가공은 주로 내추럴(Natural) 가공 혹은 펄프드 내추럴(Pulped Natural) 가공으로 가공됩니다. 브라질의 재배 품종은 정말 다양한데 버번(Bourbon), 티피카(Typica), 문도노보(Mundo novo), 카투아이(Catuai), 카투라(Caturra), 마라고지폐(Maragogipe) 등 정말 다양한 품종의 커피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아라비카(Arabica) 품종뿐만 아니라 로부스타(Robusta) 품종도 재배되고 있는데 커피 총생산량의 30% 정도가 로부스타 품종입니다.
브라질은 기계 수확으로 매우 유명한 나라입니다. 꽃의 개화 시기는 10~12월이며 수확은 5~9월에 이루어집니다. 과거에는 서리로 인한 피해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가뭄으로 인한 생산 피해가 더 많아졌습니다.
◆ 브라질 커피의 분류 기준 ◆
브라질 커피는 생두 크기와 맛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분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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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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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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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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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점두
(De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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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2 : 4 defects
* No. 3 : 12 defects
* No. 4 : 26 defects
* No. 5 : 46 defects
* No. 6 : 86 def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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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T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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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rictly soft (Estritamente mofe)
* Soft (Mole)
* Softish (Apenas mole)
* Hard (Dura)
* Hardish
* Rioy/Rioysh (Riada)
* 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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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스페셜티 커피 ◆
1990년대 브라질은 이미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 국가였습니다. 그리고 브라질은 세계 최고의 커피 생산국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커피 구매 시스템은 품질이 아닌 생산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고품질의 커피 재배가 농장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시작된 스페셜티 커피 운동은 커피 소비자들에게 더 뛰어난 품질의 커피를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브라질 스페셜티 커피협회(BSCA.Brazil Specialty Coffee Association)가 결성되었습니다. 그들은 1998년에 브라질 컵 오브 엑설런스(COE.Cup Of Excellence)를 주최하기 위해 조직됩니다.
브라질 커피는 현재 많은 품종을 개발하면서 자신들이 재배하는 커피의 품질 향상에 지속적으로 연구 및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브라질에서 재배될 커피들에 우리가 주목해도 되는 이유입니다.
브라질의 자국 내 커피 소비문화의 변화도 주목할만합니다. 브라질인들은 이탈리아인들과 평균적으로 같은 양의 커피를 마실 정도로 커피 소비량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브라질 사람들은 카페지뉴(Cafezinho)라는 커피를 주로 마셨었습니다. 이 커피는 커피를 대량으로 분쇄한 다음 설탕과 함께 끓인 뒤 면이나 천으로 여과하여 보온병에 보관해서 마시는 브라질의 커피 음용방법입니다. 오랜 시간 브라질 내부에서 소비되는 커피는 매우 등급이 나쁜 커피였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숨기기 위해 강한 로스팅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피는 너무 쓰고 탄 맛이 많이 났기에 이런 불쾌한 맛과 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량의 설탕이 필요했던 겁니다. 이 형편없는 커피는 당연히 매우 저렴했고 이런 값싸고 질 나쁜 커피들로 인해 브라질에서는 오랜 시간 집이 아닌 외부에서 커피를 구매하여 마시는 문화가 정착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브라질 내부의 스페셜티 커피 문화의 발전으로 인하여 자국에서의 커피 소비문화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카페지뉴를 주로 소비하고 판매하던 기존과는 다르게 자국에서 재배되는 좋은 품질의 커피를 다루는 카페가 증가하고 있고 전문 바리스타들이 전문적인 기계로 커피를 추출하는 카페들이 늘어나면서 브라질의 커피 소비 산업도 가파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 마침 ◆
다음에는 다른 커피 재배 국가의 커피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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