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프로세스 13] ■
건조 이후 커피 가공 공정
◆ 시작에 앞서 ◆
이번에는 커피 가공 공정에서 발효/건조 이후 커피 가공 공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 프리 클리닝(Pre-cleaning) ◆
건조 과정에서 커피는 많은 이물질에 노출이 됩니다. 그렇기에 탈곡(Milling) 전에 반드시 먼지 혹은 이물질을 제거해 줘야 합니다. 클리닝 과정에서 크기와 무게의 차이를 이용한 제거 과정을 하게 됩니다.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로 탈곡을 진행하게 되면 탈곡 기계에 손상을 주게 됩니다.
◆ 돌 제거(Destoning) ◆
돌 역시 탈곡 전에 미리 제거해 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탈곡 기계에 손상을 주게 됩니다. 또한 분류되지 않은 돌이 커피에 섞이게 되면 결점으로 간주되어 커피 등급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됩니다.
돌 제거는 경사진 진동판 위에 커피를 놓고 흔들면서 밀도 차이에 의해 커피와 돌이 분리가 되는데, 이때 강한 공기를 불어주면 가벼운 체리는 아래쪽으로 모이게 되고 무거운 돌은 위쪽에 남게 됩니다.
* 최근에 사용되는 돌 제거 기계
◆ 탈곡(Milling) ◆
탈곡은 생두를 감싸고 있는 파치먼트(Parchment)나 껍질(husk)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워시드 가공된 커피의 파치먼트를 제거하는 과정을 헐링(hulling)이라 하고 내추럴 가공된 커피의 껍질을 제거하는 과정을 허스킹(husking)이라고 합니다. 커피를 광택 내는 연마 작업을 폴리싱(polishing)이라고 하는데 생두를 감싸고 있는 은피(silver skin)를 제거하여 생두의 겉면에 광택을 내는 과정입니다.
* 폴리싱 커피
웻 폴리싱(Wet polishing)이라고도 불리는 이 공정은 커피 빈에 붙어있는 실버 스킨을 제거하면서 맛의 향상과 외관상 깨끗하게 보이는 장점을 가지게 됩니다. 생두가 기계 내부의 벌집 구조의 철판에 문질러지면서 원두에 상호 마찰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때 실버 스킨이 벗겨지면서 동시에 생두 표면이 깨끗하고 빛나게 됩니다. 이 과정으로 커피 무게가 1~2% 정도 감소하게 되며, 마찰에 의한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냉각 기술이 필요하며 주로 미스트를 분사하게 됩니다.
◆ 선별(Grading) ◆
앞서 공정을 거친 커피 생두는 크기(Size), 밀도(Density), 색깔(Color), 수분 함유율(Moisture content) 등에 의해 등급을 구분한 후 포장됩니다.
* 크기별 분류(Size grading)
생두의 크기 분류는 스크리닝(Screening)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구멍 크기가 다른 판 위에 생두를 담은 뒤, 판에 진동을 주어 흔들게 됩니다. 이때 구멍의 크기보다 작은 생두는 아래로 떨어지게 되고 크기가 큰 생두는 판 위에 남게 되는데 이러한 원리로 커피 크기를 구분하는 방식입니다.
* 밀도 분류(Density separation)
밀도 분류에서는 주로 결점두를 분리하게 됩니다. 결점두의 대부분은 밀도가 낮은데 이를 이용한 것입니다. 밀도 분류는 경사진 테이블 위에 생두를 올려놓은 후 진동을 주고 아래쪽에서 공기를 불어주면 가벼운 생두가 테이블의 아래로 흘러가게 되고 무거운 생두는 테이블의 위쪽으로 가게 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 색깔 분류(Color sorting)
밀도 분류까지 진행한 커피 생두는 색깔 분류를 통해 남은 결점두까지 제거하게 됩니다. 콩 색깔에 따른 파장의 차이를 인식하여 결점두를 제거하게 되는데, 단색광 분류기(Monochromatic sorter)를 이용하여 너무 희거나 검은 커피 생두(white, pale, dark, black bean)를 제거하게 됩니다. 이색광 분류기(Bichromatic sorter)를 이용하면 단색광 분류기에서 제거하지 못한 결점두(unrpe, waxy, yellowish, brownish bean)까지 제거할 수 있습니다. 자외선 빛(UV sorter)를 이용하면 눈으로 식별이 어려운 곰팡이에 의한 스팅커(stinker)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한 지역에서는 사람의 손으로 분류하는 핸드 소팅(Hand sorting)을 하게 됩니다.
◆ 포장(Packing) ◆
분류를 마친 커피 원두는 무게를 측정한 뒤 삼베(Burlap), 플라스틱(Plastic), 하이 배리어(High-Barrier), 진공포장(Vacuum)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포장됩니다.
*삼베
식물, 황마, 삼베에서 추출한 천연 섬유로 만든 소재로 가장 전통적인 소재입니다. 삼베는 100% 생분해성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환경친화적인 포장소재로 내구성이 뛰어나며 비교적 저렴합니다.
그러나 습기와 산소에 취약한데 이로 인해 곰팡이 같은 결함이 발생하여 품질 저하의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황마 소재의 포장은 60kg의 커피가 주로 담깁니다.
* 플라스틱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지는 소재로 60kg의 백 bag에서 컨테이너 라이너까지 용량이 다양합니다. 이 소재는 삼베보다 저렴하고 습기에 조금 더 유리하지만 이를 완벽히 차단하지는 못합니다.
* 하이 배리어
하이 배리어백은 내부와 대기 사이의 가스와 수분의 교환을 방지할 수 있는 다양한 구성과 구조를 가진 불침투성이 높은 포장재입니다. 하이 배리어백은 다른 포장재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수분 침투와 커피 생두가 산소를 만나 생기는 화학반응을 막아줍니다. 이로 인해 커피의 품질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진공 포장
진공 포장은 볼 침투성 비닐봉지에 보관하게 됩니다. 이후 생두를 밀폐하고 공기를 완벽히 제거하게 됩니다. 다중 래미네이트 진공 포장의 경우 생두 품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방법으로 알려집니다. 그러나 비용이 상당히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가격이 비싼 스페셜티 커피, 혹은 마이크로랏(Micro Lot)이나 나노랏(Nano Lot)에 사용됩니다.
◆ 보관(Storage) ◆
커피 보관의 가장 큰 목적은 커피가 가진 특성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오랜 시간 동안 보관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커피의 적절한 보관이 필요한 이유는 커피의 보관 방법, 빛, 장소/환경에 따라 맛과 향이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며, 커피의 생산은 계절에 영향을 받지만 소비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커피가 생산시간에 비해 소비가 되는 소요시간이 장시간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보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보관이 잘못되는 경우 커피가 발아하는 경우 1)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커피는 식품이며 잘못 보관하게 되면 상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1)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커피 열매의 씨앗입니다. 커피 생두를 잘못 보관하면 커피에서 싹이 트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커피 보관 시 영향을 주는 요인
1. 생리적 영향
커피는 호흡과 증발 작용 등 다른 생물체들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흡 작용은 커피에 열과 수분을 발생시키며 보관된 커피의 중량이 줄어들게 되며 커피의 성분을 변질시키며 맛을 줄이는 영향이 생기게 됩니다.
2. 생존력
발아 능력은 커피가 체리 혹은 파치먼트 상태로 수분 함유율이 15~18% 일 때 잘 유지되며 상대습도 35~55%, 온도가 5~15℃일 때 생존력이 5개월 정도 유지됩니다. 생존력은 발아 능력을 급속하게 상실하는 일정 시점까지는 안정적인 상태를 보입니다. 그러나 발아율이 낮은 씨앗을 파종하는 경우 나무가 비정상적이거나 기형, 혹은 성장이 부진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3. 수분 함유율과 상대 습도(RH)
습도는 생두의 상태 악화를 가속시키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생두는 낮은 수분 함유율 상태에서 보관할 경우 생두가 흡습을 하여 외부 환경과 수분 균형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생두는 최적의 보관조건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라비카 품종은 수분 함유율이 12%이고 로부스타 품종은 13%의 수분 함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분 함유율이 9% 미만으로 떨어지면 맛과 색깔, 밀도에서 손상을 입게 됩니다.
커피 보관 시 상대 습도 수준은 60% 미만이 되어야 하는데, 높은 습도의 경우 온도 변화와 맞물려 곰팡이와 해충을 증가시키는 수분을 응축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라비카 품종의 경우 로부스타 품종에 비해 수분을 더 빨리 흡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4. 온도
온도는 커피 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소입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씨앗의 대사 작용이 활발해지게 되는데, 대사와 증발 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품질 유지를 위해서 20℃ 이하에서 보관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5. 산소
산소가 대기 성분에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 증발 작용에 의해 생두의 대사 활동이 커지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산소를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늘려 생두의 저장 수명을 연장시키는 시스템이 발전되었습니다.
6. 고도
고도가 낮은 곳에서 보관하면 보관 기간도 짧아집니다.
7. 보관 기간
일반적으로 생두의 보관은 정상적인 조건에서 1년 이내가 적합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만 과거에는 1년이 넘어가는 커피들이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로부스타 품종의 경우 우디(woody) 한 맛을 위해 6개월간 보관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오랜 보관 기간을 가지는 커피 프로세스로 인도의 몬순 커피가 존재합니다.
◆ 마침 ◆
이번에는 커피의 발효 건조 이후의 프로세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가공 프로세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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