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커잡 (알면 쓸모 있는 커피 잡학지식) ■
제11편. 세계 3대 커피
Mocha. 예멘 모카
◆ 시작에 앞서 ◆
세계 3대 커피. 마지막으로 예멘 모카(Yemen Mocha) 커피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자메이카 블루마운틴(Jamaica Blue mountain), 하와이 코나(Hawaii Kona) 커피의 경우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인한 희소성과 마케팅의 조합으로 유명해진 커피의 성향을 보이는 반면, 예멘 모카커피는 오랜 커피 역사를 통해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은 커피입니다.
◆ 또 하나의 커피의 유래 ◆
커피의 기원으로 가장 유명한 건 에티오피아의 목동인 칼디(Kaldi)의 전설입니다. 칼디의 전설은 가장 유력한 커피의 유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커피의 유래가 존재합니다. 바로 이슬람의 승려였던 셰이크 오마르(Sheik Omar)가 발견하였다는 오마르의 전설입니다.
◆ 오마르의 전설(The Legend of Omar) ◆
13세기경, 이슬람의 승려인 오마르는 스승의 명으로 예멘의 모카로 떠납니다. 모카에서 역병이 돌기 시작했고, 환자들은 오마르에게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기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낫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소문은 영주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영주의 딸은 역병에 걸렸었는데, 오마르의 기도로 인해 그녀의 병이 낫게 됩니다. 그러나 오마르와 영주의 딸이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이에 성주는 오마르는 자신의 영지에서 추방하였습니다.
추방당한 오마르는 산속에서 붉은 열매가 달린 하나의 나무를 발견했는데, 그 열매를 새들이 먹는 것을 보고 자신도 그 열매를 먹었습니다. 이 열매를 먹으니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그는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카에서는 다시 역병이 돌았는데, 환자들은 다시 오마르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고 그는 기도와 함께 자신이 먹었던 열매를 음료로 만들어 환자들에게 함께 전하였는데, 이로 인해 다시 많은 환자들을 역병으로부터 치료하게 되었고 이 공로로 인해 영주에게 다시 인정을 받고 성자로 추대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 최초의 커피 경작지 ◆
예멘은 아라비아반도 남단, 홍해의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예멘에 최초로 커피가 전파된 건 15세기 무렵으로 추정합니다. 커피라는 작물을 최초로 상업적으로 재배를 한 시초가 바로 예멘에서 일어난 것이죠.
◆ 모카(Mocha) 항 ◆
15 ~ 18세기에 예멘의 서남부의 한 항구도시는 아덴만의 최대 항구가 됩니다. 이 항구도시는 세계 최대의 커피 거래장소가 되었고, 예멘에서 재배되어서 모카 항에서 거래되는 커피를 '모카(moka/moca/mocca)'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16~17세기에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지배를 받던 예멘은 커피 품종의 독점을 위해 커피 농장을 굉장히 폐쇄적으로 운영합니다. 그로 인해 나무는커녕 커피 씨앗도 함부로 전달되지 못합니다. 예멘에서는 씨앗의 발아를 막기 위해 커피 씨앗에 열을 가한 뒤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 초코가 아닙니다 ◆
모카를 의미하는 뜻은 다양합니다. 많은 분들이 카페 모카(caffe mocha)라는 초코, 또는 코코아 가루가 들어간 음료를 좋아하시는데 모카는 예멘에서 재배되는 커피들이 초콜릿 향이 많이 나는 대서 지어진 음료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현대에 들어 커피와 관련된 모카라는 단어는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커피 그 자체의 의미입니다. 아라비아 전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의미합니다.
두 번째
과거에 모든 커피가 모카 항을 통해서 거래가 되었고 이로 인해 커피라는 의미를 모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모카포트, 모카번 등 여전히 커피를 의미하는 단어로 모카를 사용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세 번째
앞서 설명드린 예멘 커피가 가진 초콜릿 향의 개성으로 인해 초콜릿 향이 강한 음료에 모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 예멘 모카 마타리 ◆
세계 3대 커피라고 알려진 예멘의 커피는 모카 마타리(Mocha Mattari)입니다. 모카 마타리 커피는 예멘의 북쪽 지역인 바니 마타르(Bani Mattari) 지역에서 재배되는 커피를 말합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초콜릿 향과 와인의 향, 그리고 스파이시한 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향의 특성으로 인해 바디감도 풍부합니다.
◆ 커피의 여왕 ◆
예멘 모카 마타리는 하나의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커피의 여왕'입니다. 이는 풍부한 맛 때문에 얻게 된 별명입니다. 모카 마타리는 또 하나의 별명을 더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미운 백조'입니다. 모카 마타리는 맛과 향으로도 유명세를 얻었지만, 맷돌로 커피를 벗겨내는 특이한 가공 방식으로 얻는 결과물 때문에 유명하기도 합니다. 모카 마타리 커피는 맷돌로 커피의 껍질을 벗겨내는데, 이때 과육(Pulp)이 고르게 벗겨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불균일하게 커피가 가공되는데도 맛이 풍부하기에 얻은 별명이기도 합니다.
모카 마타리는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가 자주 마신 커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반 고흐가 커피를 좋아했다는 말은 마케팅을 위한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반 고흐는 매우 가난한 삶을 산 화가로 너무 유명한데, 당시에도 예멘의 모카 마타리 커피는 고가의 커피였기 때문입니다.
◆ 커피의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예멘 ◆
커피 품종을 공부해 보시거나, 커피의 유래를 공부해 보신 분들이시라면 모카에서 빼돌려진 커피들에 의해 전 세계로 커피가 전파되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예멘에서는 커피 농장의 일반인 출입 통제, 씨앗에 열을 가한 뒤 반출이라는 엄격한 통제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엄격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커피 종자를 훔친 대도들의 활약으로 커피가 전 세계로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 커피의 2차 확산 중심지 ◆
에티오피아 지역이 커피의 탄생지이자 커피의 유래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커피 산업에서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진화적 기원지'라는 과학적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 포럼에서 2020년, 예멘이 아라비카 커피의 2차 확산 중심지라는 연구를 발표합니다. 예멘을 통해 아라비카 커피들이 세계로 퍼지게 되었는데, 유전학적으로 전 세계에서 자라고 있는 커피들이 예멘에서 자라난 아라비카 커피들과 유사성을 많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1).
1) 현재 에티오피아에서 자라는 재래품종들에 대해 따로 표기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도 존재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더위에서 살아남다 ◆
예멘에서 넘어온 커피 품종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필요했습니다. 에티오피아에 비해 예멘은 너무 덥고 건조하며, 햇빛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품종들 중 이 환경에 적응한 소수의 품종이 살아남아 재배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예멘의 커피 경작 지형은 화산암으로 대부분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예멘의 커피 재배 환경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계단식으로 경작하는 것일 겁니다. 이는 최초의 커피 재배 시절부터 이어져 오는 예멘의 전통적인 커피 재배 환경입니다.
◆ 커피 산업의 경쟁에서 뒤처지다 ◆
최초의 커피 무역항이라는 모카 항은 수에즈 운하의 개통으로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예멘의 커피 산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른 커피 재배 국가에 비해 낮은 강수량, 발전을 하지 못한 농업 기술, 그리고 국가 내부적인 문제까지 일어나면서 예멘의 커피 산업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helenacoffee
◆ 예멘의 커피 등급 ◆
예멘의 커피 등급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결점두에 의해 3개의 등급으로 나누어진다고 하지만 정확한 내용은 아니니 참고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 1등급 : 마타리(Mattari)
* 2등급 : 샤르키(Sharki)
* 3등급 : 사나니(Snani)
◆ 재 주목을 받기 시작하다 ◆
역사의 뒤로 밀려나던 예멘의 커피 산업은 최근에 다시 재주목을 받습니다. 길었던 내전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면서 커피 시장에 예멘 커피가 좀 더 활발히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인데요. 오랜 내전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는 엄청났지만, 커피 산업의 관점에서 하나의 희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랜 역사를 가진 커피 품종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는 소식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여전히 국가적 문제와 적은 수확량으로 고가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예멘 커피이지만 커피 산업에서는 예멘 커피가 세상에 다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에 매우 환호하고 있습니다.
◆ 세계 3대 커피의 멤버? ◆
세계 3대 커피라는 명칭은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마케팅이라고 보시는 게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마지막 멤버의 경우 한국과 일본이 다르다는 정보도 존재합니다. 일본의 경우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를 3대 커피의 마지막 멤버로 본다는 정보가 존재하는데요. 모카 마타리가 한국판 세계 3대 커피의 마지막 멤버인 것인지.... 한국에서는 모카 마타리가 3대 커피로 알려져 있어서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커피를 다뤄야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봐야 할 듯합니다.
◆ 마침 ◆
이번에는 세계 3대 커피의 마지막 멤버인 예멘 모카 마타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동안 뇌피셜로만 알아왔던 세계 3대 커피에 대해 저도 제대로 다시 알게 된 사실도 존재했기에 이 주제로 글을 쓰는 게 너무 즐거웠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주제의 이야기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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